업종별 수수료 차이 줄여 합리화 유도 ■ 일반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도 인하금감위 "체크카드 수수료율 낮추는데도 목적" "인하대상·폭따라 카드사 수익 최대 5% 줄어" 현금서비스등 개인 수수료 인하방안도 검토 우승호 기자 derrida@sed.co.kr 금융감독 당국이 신용카드사에 일반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하하도록 권고한 것은 '전반적인 수수료 체계 합리화'라는 정책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당초 영세 가맹점의 수수료율만 인하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적인 결정'이라는 비판도 많았다. 하지만 일반 가맹점에도 수수료 인하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에 감독 당국의 '수수료 합리화' 주장은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게 됐다. 감독 당국은 원가산정 표준안을 토대로 수수료율 수준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카드사들은 일단 이달 중 전체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체계 개선계획을 마련한 후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중소 가맹점들의 수수료 부담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또 카드사들은 가맹점과 함께 개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현금서비스ㆍ카드론 수수료 인하를 검토하고 있어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업종별 가맹점 수수료율 차이 줄어들어=금융감독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05년 하반기부터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편차가 크고 합리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이번 가맹점 수수료 체계 합리화 방안은 업종별 수수료율 차이를 줄이는 한편 신용카드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체크카드의 수수료율을 낮추는 데도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카드사들은 가맹점을 177개 업종으로 나누고 업종별 수수료율을 최저 1.5%에서 최대 4.5%까지 차등 부과한다. 롯데카드의 경우 수수료율은 ▦유흥주점 4.5% ▦이용원ㆍ미용실ㆍ기타교통수단 4.05% ▦애완동물 3.95% ▦특급호텔ㆍ콘도ㆍ수영장ㆍ볼링장ㆍ안경ㆍ가방ㆍ제화ㆍ서점 3.6% ▦초중교육기관ㆍ대학 3.51% ▦보험 3.24% ▦여객선 3.0% ▦병원ㆍ약국ㆍ일반음식점ㆍ인터넷상거래ㆍ자동차ㆍ정육점 2.7% ▦대형할인점ㆍ슈퍼마켓ㆍ편의점ㆍ공과금 2.0% ▦골프장ㆍ주유소ㆍ종합병원 1.5% 등이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카드 사용은 크게 늘었는데 가맹점 수수료율 조정이 뒤따라가지 못하면서 수수료 분쟁이 발생했다"며 "과도한 마케팅 비용 축소 등을 통해 수수료율을 낮추고 대형과 중소형 가맹점 간 수수료율 격차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드사 수익 소폭 감소=일반 가맹점 수수료율까지 인하되면 카드사들의 수익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현재 신용카드 시장점유율은 LG카드를 인수한 신한카드가 29.5%로 가장 높고 ▦국민 16.4% ▦삼성 12.7% ▦현대 9.3% ▦롯데 5.5% 등의 순이다. 전업계 카드사들은 올 상반기 중 1조9,304억원의 순익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나 증가했다. 금감원 측은 "카드사들의 흑자기조와 건전성 개선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가맹점 수수료 체계 개선으로 줄어드는 순익은 고비용 마케팅 활동 등 불필요한 과당 경쟁을 자제하면 메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도 신용카드 수수료 비중이 높아 순익 감소가 예상된다. 은행의 수수료 수익 중 신용카드의 비중은 48%로 절반에 육박한다. 총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15.3%다. 신한은행이 34.3%로 가장 높고 국민이 24%로 그 다음을 차지한다. 삼성증권은 영세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평균 1%포인트 인하할 경우 은행들의 이익은 0.5% 감소하는 데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영세 가맹점이 전체 신용카드 거래대금 중 차지하는 비중이 5% 이하이기 때문에 평균 수수료율은 2.33%에서 0.04%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카드 비중이 높은 신한은행의 경우 142억원의 수수료 수입 감소로 전체 이익에서 0.9%의 감소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일반 가맹점 수수료도 인하될 경우 이익 감소폭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의 한 애널리스트는 "카드사들이 항목별 수수료 수입 비중을 밝히지 않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계산하기는 힘들지만 비용 절감을 감안하지 않으면 수수료 인하 대상과 폭에 따라 수익이 5%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금서비스ㆍ카드론 수수료 인하도 검토=은행계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이어 개인 회원들에게 적용하는 수수료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개인들이 이용하는 현금서비스 수수료는 취급 수수료율을 합칠 경우 가장 낮은 곳은 11%부터 시작하지만 높은 곳은 최저 25%부터 시작하는 등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카드론 이자율도 취급 수수료를 합칠 경우 가장 낮은 곳이 19%, 가장 높은 곳이 28%에 이른다. 한 시중은행의 카드 담당 부행장은 "이자수익이 줄어드는 형편이라 은행의 수익성은 결국 비(非)이자 수익, 그 중에서도 신용카드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부실 발생을 최소화하면서 카드 수수료 수입을 늘리기 위해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현금서비스 등 상품 수수료를 인하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입력시간 : 2007/09/0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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