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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기행 건축은 문화다] <5> M.J 빌딩

박준영(주가인 건축사무소 소장)<br>편마암 외벽·소나무 조경, 한폭 수묵화 옮겨놓은듯


[건축기행 건축은 문화다] M.J 빌딩 박준영(주가인 건축사무소 소장)편마암 외벽·소나무 조경, 한폭 수묵화 옮겨놓은듯 이유미 기자 yium@sed.co.kr 성수대교 남단 사거리를 지나 도산사거리 방향으로 직진을 하다 보면 길 오른편에 독특한 외관의 건물이 눈에 띈다. 근린상가 건물인 ‘M.J빌딩’이다. 주변의 무표정한 회색 빌딩숲과 어울리는 듯하면서도 자세히 보면 직선으로 뻗은 선과 면, 그리고 건물 앞 소나무가 한 폭의 수묵화를 옮겨놓은 듯하다. 켜켜이 쌓아올린 편마암의 흑색과 노출 콘크리트의 회색이 대비를 이루는 건물 전면부는 묘한 긴장감을 일으키며 보는 이를 압도한다. 하늘을 향해 뻗어나가는 날카로운 사선은 절벽의 날카로운 수직성을 닮았다. 건물 입구 오른쪽에 자리잡은 노송까지 더해져 동양화 속 고즈넉한 풍경을 감상하는 듯하다. 이 빌딩을 설계한 박준영 주가인건축사사무소 소장은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반도를 여행하며 느꼈던 채석강의 감동을 건물 콘셉트로 삼았다”고 말한다. 억겁의 세월을 버텨온 채석강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편마암을 10~20장 단위로 붙여 7층 높이까지 일일이 쌓아올렸다는 것. 사실 M.J빌딩은 ‘알도코뽈라’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 건축 설계 당시 이탈리아 토털뷰티케어 ‘알도꼬뽈라코리아’의 의뢰를 받아 설계를 하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본 콘셉트는 알도코뽈라와 거리가 먼 ‘자연’이다. 건물 내ㆍ외장재로 노출 콘크리트를 사용한 것도 자연 상태 그대로의 모습을 최대한 살리기 위한 것이란 게 설계자의 설명이다. 절벽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건물 입구가 상대적으로 비좁아지고, 전면이나 건물 전체를 유리로 마감한 건물들보단 채광이 떨어지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건물 곳곳에 채광과 환기를 위한 시설을 설치한 아이디어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편마암으로 쌓아올린 외벽을 건물 본체와 1m 정도 넓이로 간격을 띄운 뒤 편마암 뒤편의 건물 전면부를 유리로 마감해 햇볕이 은은하게 건물 전체로 스며들도록 설계했다. 건물 양쪽도 절벽의 갈라진 느낌을 살린 불규칙적인 넓이의 수직선들을 투명 에폭시로 마감해 햇볕을 받기에 충분하도록 했다. M.J빌딩은 특이한 외관과 달리 증권사 사무실, 한방병원, 레스토랑 등 다소 평범한 업종이 입주해 있지만 고고한 분위기 덕분에 신비로운 느낌마저 준다. 강남 한복판에 절벽을 콘셉트로 한 건물을 설계하게 된 계기를 묻자 건축가의 답변은 의외로 평범했다. 박 소장은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건물들 속에 사람들의 시선이 고정되는 건축물을 만들고 싶었다”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자연’이라는 주제를 통해 현대인들에게 휴식 같은 느낌의 건축물을 선보이려던 게 가장 큰 의도였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5/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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