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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해양수산부 장관이 현직 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공연무대에 오르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달 30일 제10회 바다의 날 축하행사의 하나인 ‘바다사랑음악회’에서 노래를 불러달라는 주최측의 요청을 주저 없이 받아들인 것이다. 그가 성악연습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한 것은 부산시청에 근무 중이던 지난 92년. 94년 9월에는 ‘멜로매니아(Melomania)’라는 성악 동호인 클럽을 주도적으로 만들었다. “기업인과 의사ㆍ공직자 등 부산에서 평범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성악그룹을 만들어 매주 한번씩 만나 연습을 했습니다. 요즘은 바빠서 가보지 못하지만 다른 회원들은 예전처럼 꾸준히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30명 가까이 늘어난 ‘멜로매니아’ 회원들은 요즘에도 부산시 남구 대연동의 다솜아트홀 소극장에서 매주 금요일 밤마다 3시간 가량 만난다. 이 그룹은 매년 정기연주회를 갖고 있으며 이달 31일에도 부산문화회관에서 크로스오버 음악회를 열 예정. 오 장관의 사회친구이자 이 클럽 멤버인 한성권(57ㆍ사업)씨는 지난해 있었던 안타까웠던 일을 하나 소개했다. “지난해에도 정기연주회가 있었고 오 장관(장관이 되기 전)도 출연할 예정이었는데 선거법 위반이라고 해 끝내 무대에 못서고 객석에 앉아 있다가 갔습니다.” 오 장관은 ‘그리운 마음’ ‘물망초’ 등 지난해 초 그간 연습했던 노래들을 모아 CD로 출간했을 정도로 아마추어로서의 성악솜씨가 출중하다. “어렸을 적부터 책을 읽지 못할 정도로 말더듬이였는데 노래를 하면 전혀 더듬지 않았어요. 또 어떤 분들이 노래를 하면 말 더듬는 것이 교정될 수 있을 거라고 해 혼자 있을 때마다 열심히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는 공인으로 활동하는 데도 성악이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사람이 감성이 둔감하게 되면 그게 바로 늙는 겁니다. 우리가 음악이나 미술이나 문학 등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갖고 그런 분위기 속에 살면 감성도 늙지 않고 창의적으로 생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부하 직원들에게도 감성이 늙지 않도록 주변환경을 스스로 조성하도록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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