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올 7월 태국 푸껫 팡나 지역 꾸꾹 마을에 '희망의 삼성 커뮤니티 태국센터' 준공식을 했다. 현지화를 위한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다. 삼성의 태국 현지화 전략은 1998년 삼성전기가 처음 태국법인(SEMTHAI)을 세우면서부터 시작됐다. 이 같은 현지화 전략으로 삼성전기 태국법인은 삼성 그룹내에서도 가장 성공한 해외법인으로 꼽힌다. 15년 전 이곳에 부임한 노승환 법인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지화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SEMTHAI는 한국에서 온 해외기업이 아니라 태국 현지 기업입니다. 한국식 사고방식을 태국 국민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지 않고 두 나라의 장점이 어우러지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삼성전기 태국법인의 성공적인 현지화 전략은 삼성이 세계적인 디지털 강자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적지 않은 밑거름이 됐다. 마케팅 분야를 대표하는 학자 필립 코틀러 노스웨스턴대학교 석좌교수가 아세안(ASEAN: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 동남아시아국가연합)으로 시선을 돌렸다. 필리핀·말레이시아·싱가포르·인도네시아·태국 등 10개국으로 이루어진 아세안은 총 인구 5억명을 넘는 거대 소비시장으로 비즈니스 규모가 나날이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로만 따지자면 EU(4억5,000만명) 혹은 미국(2억9,000만명) 보다 더 큰 규모다. 전 세계를 상대하는 글로벌 기업은 효율적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이곳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코틀러 박사는 향후 아세안내 글로벌 기업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아세안 국가의 특징을 파악하고 본사와의 연결고리를 강력하게 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설명한다. 책은 아세안 지역 진출에 필요한 마케팅 이론을 정리하고, 성공한 기업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꼽는 아세안 진출의 첫번째 성공비결이자 핵심은 바로 현지화. 특히 아세안 시장은 동남 아시아라는 지역적 공통점이 있지만, 언어와 문화가 다르고 소득과 기술수준이 제 각각이기 때문에 다각도로 특징을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한다. 또 아세안 소비자들의 구매동기와 제품선택의 취향 그리고 감춰져 있는 욕망과 불안에서 생기는 '니즈'(needs)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책은 아세안 고객을 이해하기 위한 접근법으로 인구구조적으로 지역을 구분하고 성별ㆍ나이ㆍ직업ㆍ종교ㆍ교육수준 등으로 세분해 접근하는 세그멘테이션 기법을 적용할 것을 권한다. 아세안의 이해는 정보화 수준이나 국내총생산(GDP)등 수치적인 측정 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저자는 그들의 삶 속으로 뛰어들어 성공한 다국적 기업으로 미국의 3M, 일본의 기노쿠니야 서점, 한국의 삼성전자 등을 들었다. 저자는 이들을 통해 다양성과 혁신을 바탕으로 전략적인 비즈니스 체제를 어떻게 구축했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서문에서 "하나의 지역적 생산기반 그리고 단일 시장으로 아세안은 점점 역동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아세안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이라면 '아세안 마케팅'이라는 현실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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