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빅5' 제조업 이익 3분의1 차지 '쏠림현상'

지난해 우리나라 제조업이 벌어들인 이익의 3분의1을 상위 5대 기업이 차지하는 등 특정 대기업군에 대한 `쏠림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산업은행이 펴낸 `2003년 기업재무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조업의 전체 영업이익 43조7천억원 가운데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LG전자, 기아자동차 등 상위 5대 기업의 영업이익은 14조3천616억원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2.9%에 달했다.

이는 2002년 상위 5대 기업의 영업이익 비중 31.1%보다 1.8% 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가 16.45%를 차지하는 7조2천억원으로 수위를 차지했고이어 포스코가 3조585억원으로 6.9%, 현대자동차가 2조2천357억원으로 5.1%, LG전자가 1조622억원으로 2.4%, 기아자동차가 8천124억원으로 1.8%의 비중을 나타냈다. 보고서는 또 대기업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2002년 6.0%에서 2003년 6.3%로 증가한 반면 중소기업은 2002년 3.5%에서 2003년 3.1%로 감소한 것으로 드러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상위 5대기업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11.7%로 중소기업 3.1%의 4배 수준이어서 지난해 소수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들의 실질적인 경기는 악화됐던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제조업 전체의 수익성 지표를 보면 경상이익률이 4.98%로 전년도의 4.96%보다소폭 증가했고 기업 차입금 평균금리는 전년의 8.6%보다 1.1% 포인트 하락한 7.5%로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설비투자와 직결된 유형자산 증가율은 1.7%에 그쳐 일선 산업현장의 설비투자부진이 지속됐고 연구개발(R&D) 투자비율은 2002년 1.8%에서 2003년 1.9%로 소폭 증가했지만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4% 수준에 크게 못미쳤다.

기업 재무안정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은 116.1%로 산은 기업재무분석 조사가 실시된 196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도 꾸준히 증가해작년말 현재 6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산업은행은 "국내 기업의 재무구조와 수익성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지만 경영성과가 대기업에 편중되고 있고 중소기업은 오히려 경기 악화를 겪고 있는 실정"이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균형적인 산업발전 방안을 모색하는게 시급하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