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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유로 가입 안하길 잘했네"

자국통화 유로화 대비 약세로 수출 경쟁력 유지<br>3분기 성장률 4.2%로 유로존 평균치 두배 달해


동유럽의 폴란드가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지난 해 유일하게 경기침체를 피한 데 이어 올해는 3.6%라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재정 위기로 휘청대는 남유럽 국가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그리스ㆍ아일랜드ㆍ포르투갈 등이 유로존(유로화 통용 16개국) 가입의 대가로 수출 경쟁력을 잃고 막대한 국가부채로 시달리고 있는 반면 폴란드는 자국 통화인 즐로티화가 유로화 대비 약세를 보이면서 경제 성장을 만끽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폴란드의 지난 3ㆍ4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4.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유럽연합 27개국 전체 GDP 성장률(2.2%)과 유로존 16개국 GDP 성장률(1.5%)을 크게 웃돈다. 국가별로는 EU 27개국 가운데 스웨덴(6.8%)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폴란드의 올 한해 전체 GDP 성장률은 3.6%, 내년에는 이보다 더 높은 3.9%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제 상황에 따라 4%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폴란드는 1990년대만 해도 아일랜드와 처지가 비슷했다"며 "하지만 유로존 미 가입국이라는 장점 덕분에 지난 해에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피할 수 있었고 올해는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권에 들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폴란드는 EU 회원국이긴 하나 유로존 가입 대기국으로 아직까지 자국 통화인 즐로티화를 사용하고 있다. 즐로티화의 가치는 지난 해 초반 이후 유로화 대비 18% 떨어졌다. 폴란드는 이같은 통화 약세 덕분에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개별 통화가 글로벌 금융 위기 및 유럽 재정 위기 상황에서 압력 조절 장치와 같은 역할을 한 셈이다. 이에 대해 도널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최근 "유로존 가입 결정에는 변함이 없지만 가입을 서두를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알렉산데르 그라드 폴란드 재무장관 역시 "유로존 가입의 장단점을 따져보면 장점이 더 크긴 하다"면서도 "현재로선 우리에게 즐로티화가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물론 개별 통화 사용 외에도 폴란드 경제 성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요인은 몇 가지 더 있다. 아일랜드의 인구가 400만 명에 불과한 데 비해 폴란드의 인구는 10배 가까이 많은 3,850만 명이다. 내수시장이 그만큼 탄탄하다는 의미다. 또한 폴란드는 이웃 국이자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 경제 성장에 따른 수혜도 누리고 있다. 폴란드는 전체 수출의 25%를 독일에 의존하고 있다. 더불어 은행산업이 국가 전체 경제 규모 대비 크지 않다는 점도 글로벌 경제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상황에서는 장점이 됐다. 금융 및 재정 위기가 본격화하기 이전인 2007년과 2008년 사이에 EU기금을 적극적으로 활용, 나라 안에 돈을 쏟아부을 수 있었던 점도 행운이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쾌속질주 중인 폴란드 앞에도 장애물이 있다고 지적했다. 기요르기 코바츠 UBS런던 이코노미스트는 "폴란드가 유럽 사이클에서 완전히 디커플링되는 건 불가능하다"며 "유럽이 또 한번 심각한 침체 사이클로 들어간다면 폴란드 역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NYT는 폴란드의 재정적자와 비우호적인 기업경영 환경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NYT는 "폴란드의 국가부채는 올해 GDP 대비 7.6%로 건전한 수준은 아니다"며 "또한 세계은행에 따르면 사업하기 좋은 나라 평가에서 183개국 중 70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관료주의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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