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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1월 1일] 숨은 진주를 찾아내는 눈

2년 전, 해외출장 중 우연히 접한 어린이 교육용 장난감이 나의 시선을 잡아당겼다. 선명한 형광색, 세모 네모의 단순한 형태로 구성된 이 장난감은 자석으로 연결돼 쉽게 붙였다 뗄 수 있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아이들이 직접 모형을 만들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아이템으로 판단됐다. 즉각 시장 테스트용 오더를 내려 국내시장 도입을 추진했다. 잦은 해외출장 등으로 판매를 지시한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다가 약 1년이 지난 후 우연히 직원 책상 옆을 지나다 그때 본 제품의 판매현황을 파악해보았다. 그런데 1년간 매출이 고작 120만원인 것을 보고 적잖이 놀랐고 또 실망스러웠다. 내가 선택한 제품이 꼭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유아산업 15년 관록에 비하면 아주 형편없는 혜안력의 결과물이 아닌가. 나는 바로 이 제품에 대한 다양한 판로와 마케팅 방법을 모색했다. 이 제품의 특징을 잘 표현하기 위해 기존의 단순전시 판매방식을 벗어나 직접 제품을 활용할 수 있는 제품 시연이 반드시 필요했다. 제품의 깊이 있는 내재적 가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판매 채널은 바로 TV 홈쇼핑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었다. 많은 기대와 걱정 속에 첫 판매방송이 시작되고 놀랍게도 이 제품은 마치 날개를 단 듯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그 후 지속적인 판매가 가능했고 홈쇼핑 판매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이 제품은 단일제품으로 연매출 120억원의 놀라운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작은 관심과 단순한 사고의 전환으로 제품에 맞는 적절한 마케팅 기법과 판매방식을 도입해, 평범한 장난감으로 잊힐 수 있었던 제품을 전년 대비 1,000배의 매출 신장을 달성한 '숨은 진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우리는 모두 일상을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주변에 언제나 조용히 존재하는 사람들과 환경의 소중함을 알면서도 때로는 그 존재의 고마움을 잊고 새로운 것, 당장 눈에 보이는 것에만 관심을 갖는다. 2010년 경인년 새해 첫날 아침, 우리 주변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는 사람들과 언제나 그 자리에 존재하는 일상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 한번 깨닫고 소중히 하는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한다면 올해 많은 '숨은 진주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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