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촛불 정국과 인플레이션 압력, 정부의 규제 강화 등 급변하는 증시 주변 여건에 따라 관련주 주가가 급등락하면서 시총 순위에 큰 부침이 나타나고 있는 것. 2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업체 시총 상위 10개사 가운데 메가스터디의 순위는 크게 미끄러진 반면 하나로텔레콤과 태웅은 상승했다. 또 촛불 정국 수혜로 다음이 급부상했고 동서도 차분히 순위를 올렸다. 코스닥 시총 상위권에 포진해 있던 아시아나항공과 LG텔레콤이 올 초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기면서부터 순위에 변화의 기미가 엿보이기 시작했다. LG텔레콤이 빠져나간 지난 4월21일 이후 시총 2위를 고수하고 있던 메가스터디는 실적 부진과 외국인들의 팔자세가 겹치며 주가가 폭락, 4위로 밀려났다. 최근 석 달간 주가 하락폭이 36.1%에 달해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낙폭(-17.6%)에 비해 두 배 이상 급락했다. 박종대 CJ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교육업체 간 경쟁 심화로 메가스터디의 성장성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2ㆍ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26.8%, 21.4% 증가했지만 2005년 1ㆍ4분기 이후 처음으로 성장률이 30%를 밑돈 것은 주목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약세장 속에서도 낙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하나로텔레콤은 2위를 탈환했다. 단조업체인 태웅은 시총이 4월21일 이후 382억원가량 늘어났지만 3위에 그쳤다. NHN은 부동의 1위이지만 힘이 많이 약화됐다. 사행성 논란 속에 시총이 8조원 아래로 축소된 것이 이를 반영한다. 반면 촛불 정국의 최대 수혜주인 다음은 9위에서 6위로 뛰어올랐다. 포털 이용자들이 늘고 광고 판매도 확대됐기 때문이다. 유통업체인 동서는 소리 소문 없이 상승하고 있다. 시총을 무려 984억원이나 늘리면서 순위가 14위에서 8위로 껑충 뛰었다. 이는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의 영향을 적게 받으면서 투자자들에게 경기방어주라는 인식을 심어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태광이나 평산ㆍ성광벤드 등 조선기자재주들은 여전히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코미팜은 다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키움증권이 최근의 증권주 부진 영향으로 탈락한 자리에 CJ홈쇼핑이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새로 10위권에 진입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코스닥시장이 수급 측면 등에서 취약함을 보이고 있다”며 “시총 순위보다는 철저히 선도주와 우량주에 투자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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