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주요 은행들이 악화된 시장 상황에서도 지난해 기대 이상의 이익을 거뒀는데요, 신한금융지주가 지난해 순이익 2조원대를 회복한데 이어, KB금융지주와 우리은행도 각각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두며 실적 개선에 성공했습니다. 주 요인은 큰 폭으로 줄어든 ‘대손비용’ 덕분이었습니다. 한지이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금융권에서는 연초부터 개인정보 유출과 KB사태, 우리은행 매각 등 이슈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주요 금융사들의 지난해 실적에도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실적 공개 결과 주요 금융사들의 지난해 순이익은 재작년 금융지주의 실적악화를 불러왔던 대규모 기업부실 영향이 줄어들면서 증가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곳은 신한금융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 2조811억원을 기록해 전년 1조8,986억원보다 9.6% 늘었습니다.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 신장세가 계속됐고 리스크 관리를 통해 대손 비용을 덜 쌓았기 때문입니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대손비용은 9,499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하며 주요 금융사들 중 가장 적은 비용을 보였습니다.
재작년 5,37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우리은행은 지난해 1조2,140억원의 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1년 만에 순이익이 2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입니다.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 등 부실기업의 여신을 2013년에 털어내며 대손충당금을 줄였고, 계열사였던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분할·매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법인세 6,043억원 환입도 순익 규모를 키웠습니다.
조직 내홍으로 수장과 임원진이 대거 교체된 KB금융도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 4,000억원을 달성하며 전년에 비해 10.2% 늘었습니다. 실적 호전의 배경은 역시 대손 비용이었습니다. KB 금융의 지난해 대손 비용은 1조 2,280억원으로 2013년보다 2,155억원 줄었습니다.
반면 하나금융의 당기순이익은 제자리 걸음에 그쳤습니다. 하나금융은 오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0.4% 증가한 9,377억원이라고 공시했습니다. 하나은행은 대손 비용 감소 덕분에 전년대비 21.2% 증가한 8,561억원을 기록했지만 외환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17,8% 감소한 3,65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대한전선에 대한 지분 평가손실과 모뉴엘 무역보증 등 2,000억원의 일회성 손실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은행권은 지난해 대손비용 축소로 실적 개선을 이뤘습니다. 외형성장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올해도 건전성 관리 수준이 손익 규모를 좌우할 전망입니다. 서울경제TV 한지이입니다.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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