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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출기업 거세진 저가공습

"올 것이 왔다" 국내기업 초긴장<br>中추격에 힘겨운 중기는 더 심각


"올 것이 왔다."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기업들이 수출단가를 본격적으로 낮추기 시작한 것에 대한 국내 기업의 반응이다. 엔저 효과로 가격에 경쟁력이 생긴 일본 기업이 이제는 수출단가마저 낮추면서 경쟁이 더욱 쉽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일본 기업들이 엔저에 따른 이익증가분을 사업구조 전환, 차세대 기술확보를 위한 투자로 이어가고 있어 장기적으로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가격경쟁력과 기술개발로 일본 기업과의 격차를 줄여왔는데 앞으로가 걱정"이라면서 "특히 일본 기업과의 이익격차가 커진 만큼 기술부터 가격까지 모든 부문에서의 간격이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9일 산업부와 수출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일본 제품과 경합을 벌이고 있는 업종의 실적부진이 심상치 않다. 일본과 경합 정도가 높은 석유제품·자동차·석유화학·플라스틱 등의 업종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파르게 실적이 추락하고 있고 일반기계·철강도 실적둔화가 눈에 띈다. 석유제품의 수출실적은 지난해 9월 5.6%가 줄어든 데 이어 10월 -0.4%로 다소 진정되더니 11월에는 무려 22.6%나 빠졌다. 석유화학 역시 수출실적(11월)이 -4.6%로 악화됐다.



일본 기업들의 자동차 업종에 대한 가격조정이 임박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해 중반 미국에서 캠리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가격을 2만2,870달러로 책정했다. 초기에는 캠리가 현대차의 쏘나타보다 500달러가량 비쌌지만 엔저로 가격 차이가 줄었다. 여기에 인센티브까지 감안하면 캠리와 쏘나타의 실제 구매가격 차이는 2012년 1,700달러에서 지난해 200달러까지 크게 축소됐다. 도요타는 엔저가 본격화된 2013년 하반기에는 미국시장에서 모델당 평균 2,500달러의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가격 공세를 강화하기도 했다.

일본 기업의 가격인하 충격은 중견·중소기업에 더 크다. 플라스틱 제품을 주로 수출하는 기업의 한 관계자는 "한마디로 치고 올라오는 저가 중국산에 치이고 최근 단가를 인하하면서 시장 공략에 팔을 걷은 일본산에 밀리는 실정"이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살아남을 방법이 없다"고 탄식했다. 저가의 중국산 제품과 경쟁해야 하는데다 일본 제품마저 가격경쟁력을 가지면서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이야기다.

엔저는 국내 기업의 수출에 확실한 악재다. LG경제연구원이 지난 10년간 원·엔 환율이 우리 수출 증가율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환율이 10% 하락하면 우리 수출은 1.4% 위축된다. 장상식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로존은 디플레이션, 중국은 성장률 둔화, 신흥국은 금융시장 혼란 등 전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일본은 엔저를 등에 업고 있어 우리보다 여건이 좋다"며 "우리 수출이 일본에 밀려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일본 중앙은행(BOJ)이 본원통화 규모를 기존 60조~70조엔에서 80조엔으로 확대하기로 하는 추가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하면 수출 전반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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