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빅3' 기프트카드 결제 거부 여전

연말연시 대목을 맞아 신용카드 회사들이 ‘기프트 카드’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메이저 백화점이 이 카드의 결제를 거부, 고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기프트 카드는 일종의 무기명 선불카드로 사용금액이 미리 입력되어 있어 명절이나 연말연시에 선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ㆍ신세계ㆍ현대 등 소위 메이저 ‘빅3’ 백화점에서는 기프트 카드로 결재를 할 수 없다. 고객 입장에서는 일반 신용카드와 똑 같이 사용할 수 있는 선불 카드임에도 이들 백화점들이 카드회사와의 별도 계약이 없다는 이유로 결재를 거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카드 담당자는 “선불카드는 타사 상품권처럼 카드회사와 백화점간의 별도의 가맹 계약이 있어야만 결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프트 카드는 상품권과 같은 유가증권 개념이므로 신용카드 가맹점 계약이 되어 있어도 사용을 위해서는 또 다른 별도의 계약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들 백화점이 기프트카드 결재를 허용하지 않는 진짜 이유는 자사가 판매 중인 상품권과 기프트카드가 경쟁관계에 있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백화점들이 기프트카드 결재를 허용해주면 자사 상품권의 판매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카드사용 등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 여신금융업법에 따르면 신용카드 가맹점들은 카드 회원들을 불리하게 대하거나 결재를 거부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기프트카드 등 선불카드에 대해서는 결재거부 등에 대해 그 어떤 규정도 없기 때문에 메이저 백화점들이 결재를 거부해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신용카드 회사들 마다 3~4종의 기프트 카드를 경쟁적으로 판매 중이지만, 이 카드의 사용액은 전체 신용카드 사용액의 1%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기프트카드가 출시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가장 많이 사용될 수 있는 장소에서 결재가 되지 않아 활성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김민기 여신협회 신용카드 업무팀장은 “선불카드가 지금 보다 더욱 활성화되면 결국은 관련 규정이 만들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