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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임금피크제 어디까지 왔나

도입률 해마다 늘고 100인 이상 사업장 30%가 긍정적<br>근로자 일 더 할 수 있고… 기업은 숙련 노동자 활용가능 "노사 모두 윈윈"<br>포스코·GS칼텍스·현대重 등 최장 5년까지 정년 연장<br>일부 악덕 사업주 악용 사례도 고령자 적합 직무 개발엔 한계

임금피크제 도입 사업장인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쇳물을 뽑아내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우리 또래라면 누구라도 월급을 조금 덜 받더라도 더 일하는 쪽을 선택할 겁니다." 정년을 연장하는 대신 급여를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의 혜택을 본 동부익스프레스 서동환(56)씨의 말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 되면서 이들의 재취업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어 갈수록 늘어나는 노년층 취업에 대한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의 맏형 격인 1955년생이 이미 55세를 넘겼고 상당수가 노동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퇴장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55세가 된 1956년생의 경우 11만명이 퇴직하고 2018년까지 매년 평균 14만 7,000여명의 고령근로자들이 노동시장에서 은퇴하게 된다. 이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임금피크제가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100인 이상 사업장 30% 도입 긍정적=임금피크제는 근로자의 계속 고용을 위해 노사간 합의를 통해 일정 연령(피크연령)을 기준으로 임금을 감액하고 일정 기간 고용을 보장(정년연장 또는 정년 후 재고용)하는 제도다. 크게 ▦정년연장형 ▦재고용형 ▦정년보장형 ▦근로시간 단축형 등으로 나뉜다. 정년연장형은 기존의 정년을 연장하면서 정년전부터 임금을 줄이는 방식이며 재고용형은 퇴직후 재고용을 조건으로 정년 전부터 또는 정년 퇴직 후 재고용하면서 임금을 줄이는 방식이다. 정년보장형은 기존 정년을 보장하면서 일정 연령 시점에 임금을 감액하는 방식이며 근로시간 단축형은 정년을 연장하거나 정년 퇴직 후 재고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하면서 임금을 감액하는 방식으로 올해 처음 도입됐다. 유형별로 보면 정년보장형(39.9%)과 정년연장형(33.5%)이 가장 많고 재고용형(22.4%), 근로시간단축형(4.2%)이 뒤를 이었다. 도입율을 보면 지난 2003년 첫 시행 후 지금까지 100인 이상 사업장 중 12.3%(1,232개소)에서 적용하고 있다. 2006년 3.3%에서 2007년 4.4%로 또 2008년 5.7%에 이어 2009년 9.2%, 2010년 12.1%, 2011년 12.3%로 해마다 증가 추세에 있다. 도입 준비중인 사업장이 238개소인데다 앞으로 도입할 계획을 갖고 있는 곳도 1,552개소에 달해 앞으로 임금피크제는 계속 확산될 전망이다. 전체 100인 이상 사업장 중 약 30.6%가 도입에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기업은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숙련된 인력을 계속 사용할 수 있다"며 "근로자는 정년 이후에도 상당기간 일할 수 있게 돼 노사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일자리 나누고 고숙련 근로자 활용,'일석이조'=임금피크제는 GS 칼텍스와 ㈜아모레퍼시픽, ㈜유한양행, 중소기업은행, 한국전기안전공사, 포스코, 현대중공업㈜, 매일유업㈜, ㈜하나투어, 동부익스프레스 등에서 도입 시행 중에 있다. 적게는 2년에서 많게는 5년까지 정년을 연장하는 대신 급여는 10~20% 삭감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동부익스프레스의 임금피크제 담당자인 권혁빈 대중교통사업팀 차장은 "고령근로자들은 임금이 줄더라도 나이가 들어 고용을 보장받기를 원한다"며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는 후배 사원의 업무력을 향상시키는 등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부익스프레스 근로자 1,000여명 가운데 50세 이상 고령자는 225명으로 이들은 만 58세가 되면 임금피크제의 혜택을 받게 된다. 급여는 20% 줄지만 정년을 1년 연장할 수 있고 이어 2년간 재고용된다. 권 차장은 "기업과 근로자간의 충분한 협의와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이라며 "임금피크제가 노사화합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에도 일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나투어에서 일하고 있는 김정수(56ㆍ가명)씨는 "주 3일을 근무하며 기존 임금의 60%를 받고 있다"며 "근무시간이 줄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내 일을 나눠주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늘어난 개인시간은 제2의 인생을 위한 구상을 하며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포스코의 경우 고숙련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정년을 만 56세에서 2년 연장하는 대신 임금은 56세 연봉을 기준으로 57세엔 90%, 58세에는 80%만 지급하고 있다. 포스코에서 근무 중인 최광우(57)씨는 "기술을 후배들에게 전수해 줄 수 있어 좋다"며 "노후가 확실히 보장되는 측면이 있어 일할 의욕이 생긴다"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도 "인도 제철소 검토 등 투자가 늘고 있어 노하우를 가진 숙련공들이 필요하다"며 "숙련 인력들의 노하우를 활용하기 위해 정년을 늘렸고 신규 채용도 진행하면서 신구 인력의 조화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5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직장인 3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결과 10명 중 6명은 "현재 회사에서 임금피크제를 실시하면 신청하겠다"고 답해 제도에 대한 호응은 상당한 편이다. ◇직무개발 한계도 존재, 임금삭감 방안돼선 안돼=임금피크제 확산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임금피크제 정부 지원금의 지급요건이 엄격하고 기업측면에서는 고령자 적합직무 개발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임금피크제 미도입 사유를 기업에 물어본 결과 '노사합의의 어려움(18.6%)'과 '임금삭감 우려로 근로자와 노조가 반대(18.1%)', 그리고 '고령자 적합직무 개발 어려움(14.1%)' 때문이라는 대답이 많았다. 일부 악덕 사업주가 근로자의 급여를 삭감하는 방법으로 임금피크제를 악용하는 사례도 있다. 주명룡 대한은퇴자협회 회장은 "각종 연금이 있지만 노년층의 기초생활을 유지하기에는 아직까지 부족한 점이 많다"며 "임금피크제를 대안 중 하나로 볼 수 있으나, 일부에서 정년 보장을 미끼로 급여를 삭감하는 행태가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재계는 호봉제에서 직무급제로 가는 과도기적 단계로서의 임금피크제에는 찬성하고 있으나, 정부 차원의 일방적인 추진에는 다소 반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상철 한국경영자총협회 사회정책본부 팀장은 "정년 연장은 기업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성과위주의 직무형태로 가기 위한 단계로 보면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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