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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맵시전쟁'

파우치형 vs 각형 vs 원통형

●파우치형, 형태 가공 쉬워 車디자인 다양… 용량 커지면 부피도 커져

●각형, 공정단계 적고 내구성 우수… 車디자인 한계·무게 많이 나가

●원통형, 전통방식으로 가격 가장 저렴… 셀 하나당 높은 에너지 못내


"원통형이냐, 각형이냐, 파우치형이냐."

전기차 보급이 확산되면서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둘러싼 '모양' 전쟁이 한창이다.

배터리 모양을 어떻게 달리하느냐에 따라 원가는 물론 전기차 디자인과 무게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원통형 배터리는 파나소닉이 생산하는 제품으로 지난 2012년 테슬라가 처음 채용해 주목을 받았다. 원통형 알루미늄 캔에 배터리를 쌓는 형태다. 그동안에는 전기자전거·전동공구 등에만 사용돼왔다.

이 이전까지는 파우치형과 각형이 전기차 배터리시장을 양분해왔다. 각형은 사각형 알루미늄 캔에 배터리를 담는 형태이고 파우치형은 모양은 비슷하지만 핸드폰 배터리처럼 두께가 다소 얇다.

파우치형은 LG화학과 일본 닛산·NEC 합작사인 AESC, 중국업체인 A123와 BYD 등이 생산하는데 LG화학이 세계 1위 업체다. 각형은 삼성SDI, 일본 산요와 PEVE 등이 공급을 늘려가고 있고 주도업체는 삼성SDI다. 상반기 기준 시장 점유율은 파우치형이 대략 60%, 각형이 26%, 원통형이 14% 등이다.

파우치형은 현대자동차·GM·포드·르노·볼보·닛산 등에 공급되고 각형은 BMW·도요타·폭스바겐·아우디·혼다 등에서 활용하고 있다.

현재 파우치형이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지만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파우치형은 에너지 밀도가 높고 다양한 형태로 가공할 수 있어 차 디자인을 다양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배터리 용량이 커지면 배터리 부피도 커질 수밖에 없다. 알루미늄 팩에 배터리가 담겨 있어 알루미늄 캔을 사용하는 각형과 원통형에 비해 진동과 충격에 약하다.

각형은 안전성과 내구성 등이 뛰어나고 대량 생산할 경우 공정 단계가 파우치보다 적어 원가 절감 폭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직사각형 모양의 한계로 인해 다양한 차량 디자인에 적용하기 어렵고 알루미늄 캔을 사용해 무게가 많이 나간다. 또 초기 생산원가 등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전통방식의 배터리인 원통형은 가격이 가장 싸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배터리 형태가 원형을 유지해야 하는 한계가 있고 각형과 파우치형과 비교해 셀 하나당 고에너지를 낼 수 없는 단점이 있다.

또 전기차에 많은 원통형 배터리가 장착될 경우 경량화가 어렵고 차 디자인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당장 가격이 저렴한 원통형 배터리를 채용했지만 각형과 파우치형의 가격이 급속도로 하락하고 있어 원통형이 점차 메리트를 잃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시장에서 각형과 파우치형을 함께 개발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2차전지 시장조사기관인 B3에 따르면 각형 배터리를 사용하던 폭스바겐과 아우디·혼다 등이 파우치형 배터리의 추가 적용을, 파우치형 배터리를 사용하던 현대는 각형 전지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시장을 잡기 위한 배터리업체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파우치형과 각형, 그리고 원통형 간 단점을 줄이고 원가를 낮추기 위한 사활을 건 전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전기차 시장은 올해 240만대(하이브리드차 포함) 수준에서 2020년에는 800만대 규모로 확대되는 등 매년 급증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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