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ㆍ비등록기업 CB 사이버 경매

국내 최초로 비상장ㆍ비등록기업의 전환사채가 사이버경매시스템을 통해 매각된다.

기술신용보증기금(이사장 박봉수)은 15일부터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총 259개 업체의 전환사채 4,784억원 어치를 사이버경매 방식으로 매각한다.

사이버경매시스템을 통해 전환사채를 매각하는 업체들은 기술신보가 지난 2001년 발행한 1조8,000억원의 프라이머리CBO 중 전환사채 매각에 동의한 비상장ㆍ비등록기업들이다.

기술신보는 사이버경매시스템을 통해 중소ㆍ벤처기업의 다양한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산업은행, KTB네트워크 등 39개 기관투자자를 회원으로 확보한 한누리투자증권이 주간사로서 시스템을 운영할 방침이다.

기술신보는 이번 매각으로 인해 해당 기업들은 투자유치와 주식전환을 통해 사채 상환부담이 없어져 부채비율이 개선되는 등 재무안전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 동안 마땅한 유통수단이 없었던 비상장ㆍ비등록기업의 유가증권 거래가 활발해지고, 중소벤처기업의 인수합병도 활기를 띌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매시장에 나온 기업들의 전환사채가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을 끌어 활발한 거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한 업계관계자는 “프라이머리CBO를 정상적으로 상환할 수 없을 정도로 경영사정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전환사채 매각에 동의했을 것”이라며 “탄핵으로 인한 불안정한 정치권, 원자재 상승 등 각종 악재로 주식시장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기관투자가들이 실제로 관심을 가질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민형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