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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이 흔들린다/“MMDA<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예금> 열병”
입력1997-08-12 00:00:00
수정
1997.08.12 00:00:00
손동영 기자
◎“고리경쟁” 가속화 은행 등 수지악화 우려/시중금리까지 부추겨 기업자금조달 부담4단계 금리자유화가 실시된 후 한달여만에 은행 신상품인 MMDA(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 예금)로 제2금융권 자금 1조원과 은행권 저금리예금 2조3천억원이 몰려드는등 금융시장이 급속도로 재편되고 있다.
그러나 연 10% 이상의 금리를 보장하는 MMDA의 수신이 갑자기 늘면서 은행들이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2금융권마저 자금이탈방지를 명분으로 금리인상경쟁에 돌입,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금융기관의 무리한 고금리경쟁이 금리상승을 부추기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시중자금의 단기화 및 금융기관의 수지악화가 초래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처음 선보인 은행의 MMDA에 지난 5일까지 모두 3조3천71억원이 유입됐다. 반면 종합금융사의 CMA(어음관리계좌)와 투자신탁회사의 초단기MMF(Money Market Fund) 잔액은 MMDA 판매가 본격화된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5일까지 각각 7천2백6억원, 1천2백44억원 감소했다.
한은은 2조8천1백53억원에 달한 개인대상 MMDA 잔액의 70%와 4천9백18억원인 기업대상 MMDA 잔액의 55%가 기존 저축성 예금에서 옮겨왔으며 나머지가 CMA와 초단기MMF 등 제2금융권에서 이탈한 자금이라고 분석했다. 2금융권 자금 1조원과 은행권 저금리예금 2조3천억원이 각각 MMDA로 이동한 셈이다.
이처럼 은행권이 고금리를 무기로 단기금융시장에 뛰어들자 나라, 제일, 대한, 중앙종금을 비롯한 일부 종금사는 CMA 배당수익률을 연 9.5%에서 10.5%로 상향 조정했으며 투신사들도 곧 초단기MMF 수익률을 연 9.0∼9.2%에서 연 10.5%로 인상할 예정이다.
이처럼 금리자유화 이후 금융권간의 무리한 고금리 경쟁이 가열되면서 「한자릿수 실세금리」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고 있으며 거꾸로 전반적인 금리상승 가능성까지 우려되고 있다.
또 올들어 부실여신이 급증함에 따라 가뜩이나 수지가 나빠진 은행들은 비록 2금융권 자금을 일부 끌어들이는 성과를 올렸지만 연 3%의 금리만 주는 기존 단기저축성예금이 대거 연 10% 이상 고금리의 MMDA로 이동, 은행당 연간 수백억원대의 이자를 추가 부담해야 할 처지다.
더욱이 은행들은 지급준비금 예치와 예대마진을 감안할 경우 MMDA자금 운용수익률을 연 12%대로 끌어올려야 하지만 현재의 자금시장에서 이만한 수익을 얻기가 쉽지 않아 고민에 빠져 있다. 무턱대고 자금을 끌어들이기는 했지만 뒷감당을 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3개월 가량 MMDA로 자금이 계속 몰려들 것』이라며 『금융권간 고금리경쟁이 금융권 전체를 혼란에 빠뜨릴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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