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시론] SW 밥상은 차려졌다


지난달 대통령주재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지식경제부가 주도가 돼 정부는 소프트웨어(SW) 생태계를 혁신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정책을 쏟아냈다. 지난해 2월에 이어 두 번째 SW 육성 정책 선언이고 미래기획위원회의 업무보고까지 더하면 SW에 대한 정부의 관심은 지대하다. 특히 구글과 애플,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3강 구도가 형성되면서 미래 산업에 대한 위기의식이 더해져 이번 발표가 주는 의미는 더욱 크다. 마치 SW산업이 먹을 밥상이 차려졌다는 느낌이라고 할까. SW 새 가격 산정기준 필요 '공생발전형 SW 생태계 구축'이라는 제목을 단 밥상은 풍요롭기까지 하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장 개편, SW 전문기업 육성, 대형 연구개발(R&D) 발굴, 스마트 콘텐츠 활성화, 전문인력 양성, 해외 진출에 이르기까지 먹기만 하면 배부를 반찬이 풍성하다. 이미 경쟁력을 갖춘 산업들과의 융합으로 세계시장에서 한바탕 맞붙겠다는 당찬 포부까지도 담고 있어 미래의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주파수 경매수입 6,686억원을 SW산업에 집중 투입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힘을 더해주는 이번 전략은 누가 봐도 장밋빛이다. 그러나 전략은 실행하지 않으면 그림의 떡이다. 범정부 차원의 정책에 부처들의 협력이 없으면 절름발이가 된다. 그리고 바람직한 생태계는 정부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민간기업과 소비자가 주도하고 정부는 단지 지원하는 역할이라는 사실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을 대는 시작은 'SW 생태계에 적합한 변화'일 것이다. 하드웨어(HW) 중심의 패러다임을 SW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HW는 일단 설계되면 공장을 짓고 대량 생산하는 특성을 가진 반면 SW는 만들어진 제품이 지속적으로 진화하면서 틀을 갖춰간다. 그래서 사고를 바꾸지 않으면 사람을 바꿔야 한다는 극단적인 방법까지도 설득력이 있는 것이다. 정부와 대기업은 프로젝트 형태의 SW 시장을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는 형태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 이를 통해 SW 전문기업이 개발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게 되기 때문이다. SW 전문기업은 규모 여하에 관계없이 특급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고급 플랫폼을 설계할 만한 전문가가 중소기업에 포진해야 한다. 고액 연봉자가 중소기업에 머물 수 없다는 핑계를 중소기업 스스로가 버리고 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상호 협조체계가 필요하다. 무형의 제품에 대가를 지불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SW와 콘텐츠는 활용가치에 의해 가격이 평가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의 크기 혹은 개발 인건비로 산출돼왔다. 이제는 소비자가 가격을 결정하는 시장 구도를 갖춰야 한다. 다행히 정부는 SW사업 대가 기준을 과감히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남은 일은 아직 해보지 않은 가격 산정 기준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기업ㆍ소비자가 생태계 주도해야 생태계는 진화한다. 정부가 강제로 생태계를 만들려는 시도보다는 SW산업이 발전적으로 진화해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자칫 강제성이 발휘돼 규제가 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번 발표로 정부가 개입해 폐쇄적 시장이 형성되는 과거의 기억이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SW는 미래의 먹거리임에 틀림없다. 정부는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실질적인 비상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했다. 이제 이 실마리를 잡고 실타래를 풀기 위해 정부와 기업, 그리고 소비자가 함께 노력하는 범국민적 운동이 전개되기를 바란다. 이번에 발표된 전략으로 세계 수준의 SW 전문기업이 탄생하고 발전해 다시 한번 세계를 호령하는 정보기술(IT) 강국을 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