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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북 곡물판매 허용/미­북 직교류 본격화 “신호탄”

◎“일종의 거래”… 시장경제체제 포섭 의도도【뉴욕=김인영 특파원】 잠수함 침투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 노동법 개정을 둘러싼 노동계의 파업 및 정쟁 등 최근 일련의 한반도 사태에 대해 미국의 시각이 어느때보다 날카롭다. 6일 미재무부는 미국 곡물메이저인 카길사의 대북한 곡물판매를 허용했다. 카길사가 북한에 판매할 쌀·밀 등 곡물은 50만톤 규모로 금액으로는 1억 달러에 해당한다. 미행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잠수함 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 이후 대북한 유화조치의 일환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북한은 미행정부가 정한 수출금지(엠바고) 국가에 포함된다. 따라서 미국 정부가 처음으로 대북 곡물 수출허가를 한 것은 북한을 시장경제권으로 끌어들임과 동시에 미국의 통제 하에 두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행정부는 북한에 제한적인 곡물수출을 허용하면서 북한이 4자회담 개최에 응하는 태도 여하에 따라 추가적인 대북한 원조를 단계적으로 단행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마이크 매커리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이번 조치는 한반도 주변 분위기가 개선됐기 때문에 단행된 것』이라며 『이번 곡물판매 허용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원조가 아니라 일종의 거래』라고 말했다. 같은 맥락으로 니컬러스 번스 국무부 대변인은 『한반도 에너지개발기구(KEDO)와 북한은 이번주중 경수로공급 의정서에 서명할 것』이라며 『미국은 한국정부와 긴밀한 협력아래 4자회담 설명회의 장소와 시기문제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길사는 미재무부가 잠수함 침투사건으로 보류했던 대북한 곡물수출 허가를 구랍 30일 북한의 사과성명과 같은 날짜에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카고 곡물시장에서는 북한이 사들일 자금이 없다는 점에서 행정부의 조치에 의구심을 품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북한에서 생산되고 있는 아연, 마그네사이트, 철광석, 석탄 등 광물 및 금속가공제품을 대가로 지불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미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일련의 유화제스처를 비추고 있는데 비해 미국언론들은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쟁과 파업사태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지가 「독재의 망령」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하는가 하면, 뉴스위크지는 한국 등 아시아국가에서 멕시코와 같은 금융위기가 닥쳐올 것이라고 보도하는 등 미언론들은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와 경제의 실패를 지적하고 있다. 잠수함 침투사건때 미행정부는 한국 정부에 대북한 강경책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최근 일련의 사태를 볼때 미국은 남한과 북한을 같은 저울에 놓고 등거리 외교로 전환하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더욱이 한반도 사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미국은 북한에 경수로 핵심장비를 팔고, 미국산 쌀을 파는 장사속을 보여주고 있다. 그 비용의 상당수를 한국에 전가하는 외교적 개가도 보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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