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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천장 뚫으려 선택과 집중 더 힘썼죠

■ '부드러운 카리스마' 팽경인 세브코리아 대표<br>마케터 때 몸에 밴 장점 살려<br>고객에 장기 비전 제시하며 '영업=남성 전유물' 편견 깨 <br>특징 확인하려 신제품 분해… '전기톱 든 여인' 별명 얻어<br>한국형 상품 지속 개발… 두 자리수 성장 이룰 것


"한 여성 직원이 육아 문제로 풀 타임 근무가 힘들다며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놓치기 아쉬운 인재여서 회사에 대한 문제인지 생애주기(개인 신상) 문제인지 면담을 해보니 후자였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시기 동안 파트타임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했고, 그 직원은 슬기롭게 어려움을 이겨냈습니다. 배려 덕분에 회사에 대한 충성도도 한층 높아졌습니다."

국내 1위 주방생활용품 브랜드 '테팔'로 유명한 그룹세브의 한국법인인 세브코리아 팽경인(50ㆍ사진) 대표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통한다. 그는 한국법인 최초 여성 지사장, 그룹 세브 내 최초의 비 프랑스권 여성 지사장 등 유리천장을 깨며 '최초'라는 타이틀에 익숙하다.

9일 서울 서린동 본사에서 만난 팽 대표는 "여성 직원들의 고충은 저도 겪어본 어려움이기에 이해하는 게 상대적으로 수월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성으로서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에 더 힘썼다"면서 "업무건 개인적인 것이든 혼자 다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현명하게 도움을 요청할 줄 알아야 한다"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팽 대표는 지난 1997년 설립된 세브코리아와 16년을 함께 하며 마케팅이사, 영업전무 등을 역임했다. 특히 여성 영업맨으로서 술, 골프 등에 핸디캡을 갖고 있었지만 자신만이 갖고 있는 강점을 적극 어필하며 영업이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을 깼다. 그는 "앞선 정보와 트렌드를 알려주는 것에서 자녀교육 상담까지 마케터 출신으로 갖고 있는 장점인 분석력을 토대로 비전을 제시하는데 힘썼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팽 대표는 영업맨 시절 상대 고객사가 업계 선두권이지만 개선점이 눈에 띄는 점을 포착, 직접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며 세부 조언에 나섰다. 현재 상태에서 안주하는 모습이 아쉽다는 점을 어필한 것. 해당 고객사는 그 제안을 받아 들여 2배 이상 성장을 이끌어냈다. 팽 대표는 "협력업체와 거래조건, 프로모션 등 단기적인 비즈니스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비전에 대해 고민하면 10~20%가 아니라 2~3배 성장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마케팅 총괄부장 시절 팽 대표는 사내에서 '전기톱을 든 여인'으로 불리기도 했다. 프라이팬, 압력밥솥, 전기그릴 등 신제품이 나오면 무조건 톱을 들어 분해한 뒤 재조립하며 제품의 특징과 장단점 등을 꼼꼼히 점검했다. 사회학을 전공한 그가 마케팅 전문가로 올라선 비결이다. 팽 대표는 "매장에 문제점과 답이 함께 있어 마케팅의 출발점이 되며, 시작과 끝은 모두 고객이다"는 철학을 소개했다.



세브코리아는 지난 2009년 팽 대표가 취임하면서 본격적인 현지화를 추구하기 위해 현지 직원들이 모두 철수했다. 직원, 고객사와의 소통부터 제품 개발에 이르기까지 한국인 대표가 직접 나서다 보니 비즈니스 성과도 한층 높아졌다. 한국 시장에 적합한 한국형 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으며 '테팔'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것은 눈에 띄는 성공사례다.

팽 대표는 "국물 요리를 즐겨 먹고 전, 구이, 불고기 등 그릴 하나를 다용도로 활용하는 한국 소비자들을 위해 '전골판'이 추가된 전기 그릴을 출시해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면서 "한국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미니 블렌더의 경우 세계 시장으로 역수출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현재 테팔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전기주전자 30%, 전기그릴 51%, 믹서 14% 등이다.

이어 그는 "최근 한국에서 출시된 유리로 된 미니 블렌더는 나오자마자 품절될 정도여서 세계적으로도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3~4년후 나올 제품까지 건강, 위생, 안전에 기반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화된 경기침체는 걱정거리다. 팽 대표는 "경제가 좋지 않아 유통채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목표로 했던 두 자리 성장이 힘들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내부적으로 이를 타개하기 위해 싱글족을 겨냥해 공간활용도를 높인 미니 그릴 등 어느 때보다 혁신적인 신제품을 많이 준비했다"고 피력했다.

한국시장 진출 6년째인 생활가전 브랜드 로벤타외 관련, 팽 대표는 "이ㆍ미용기는 선두 브랜드군에 들어갔고, 일반 청소기 못지 않은 성능으로 성과를 거둔 스탠드형 무선청소기 '에어포스'에 이어 진공청소기 제품군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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