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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난 해외펀드 어떻게] 무조건 환매는 금물… 투자지역 내년 전망 따라 결정을

손실 상계 일몰시한 올해로 종료… 내년부턴 배당소득세 15.4% 부과

이머징시장 인도·중국 성장세 ↑… 러시아는 인플레율 높아 부정적

신흥국 간 옥석 가리기 불가피

투자액 33~50% 먼저 환매… 분할 매도 방식도 고려해볼만


해외 펀드 손실 상계란 해외 펀드 비과세 기간인 2007년 6월 초부터 2009년 12월 말까지 발생한 손실에 대해 2010년부터 발생한 이익과 상계처리해 순수익이 났을 때만 소득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해외 펀드에 투자해 손해를 본 투자자들의 세금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10년 한시적으로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해외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회복되지 못한 점을 고려해 일몰 기한이 올해까지 연장됐다. 정부가 올해 제출한 내년도 세법 개정안에 손실상계 일몰시한을 연장하는 내용이 담겨있지 않아 원안대로 확정될 경우 이 혜택은 올해 말 종료된다. 가입한 펀드의 누적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도 내년부터 수익이 발생한다면 매매차익과 배당소득을 합한 금액에 배당소득세 15.4%가 부과된다. 이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에 고액자산가들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해외 펀드 투자자들은 비과세 혜택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올해까지만 가입을 유지하고 환매에 나서는 것이 낫다는 반응을 보이지만, 투자 시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세제가 아닌 수익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즉, 자신이 투자했던 지역의 내년 전망이 좋아 수익률이 배당소득세를 내도 플러스를 기록할 수준이라면 환매하지 말고 가입을 유지하는 게 현명하다는 뜻이다.

내년 이머징 시장은 선진 시장과 달리 국가 간 차별적인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인도나 인도네시아, 중국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반면 브라질·러시아 등은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선진국은 전반적으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한편 신흥국은 국가 간 차별적인 행보가 예상돼 옥석 가리기가 불가피해 보인다.

오온수 현대증권 글로벌자산전략팀장은 "금융위기 전에는 브라질이나 중국 등 신흥국가들이 고 성장세를 보이며 펀드 자금 역시 이들 국가로 쏠렸지만,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에서 투자자산이 빠져나가고 미국이 양적완화에 돌입한 이후로는 미국을 비롯해 선진국으로 투자의 축이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의 내년 전망을 파악할 때는 인플레이션율과 같은 경기지표나 화폐 가치 추이 등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오팀장은 "이머징 국가들의 최근 인플레이션율을 살펴보면 러시아(8.3%), 터키(9%), 남아프리카공화국(5.9%) 등으로 매우 높다"며 "가뜩이나 재정 상태가 불안한 이들 국가의 화폐 가치가 하락해 자본유출이 진행되면서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자신이 투자한 국가 전망이 밝지 않다면 펀드를 갈아타는 방법이 바람직해보인다. 그동안 원금 회복을 기대하며 수년 간 기다렸던 시간이 아까워 환매하지 않았다가는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유망한 지역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갈아타 손실을 만회하는 게 낫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상품기획부 연구원은 "자신이 투자한 지역보다 매력도가 높은 곳이 있다면 갈아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분할 매도 방식도 고민해볼 수 있다. 자신이 투자했던 금액의 33~50%를 먼저 환매하고 좀 더 기다려볼 수 있다는 의미다. 서재연 KDB대우증권 프라이빗뱅크(PB) 클래스 이사는 "5년 넘게 기다린 시간이 아까운 투자자라면 투자액을 나눠 환매해 추이를 지켜보는 것도 방법"이라며 "20~40% 정도 손실을 본 투자자라면 손실상계가 종료되는 연말에 일정 투자액을 환매하고 나머지는 배당소득세를 넘어서는 수익률을 올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빼는 분할매도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원자재 시장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파생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다. 최근 유가가 신저가를 경신하고 원자재 시장 전반적으로 전망이 부정적이어서 가격이 더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을 제공하는 파생결합증권(DLS)에 가입하기가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 연구원은 "석유수출기구(OPEC)가 감산 합의에 실패함으로써 당분간 원유 가격이 오르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이 늘어나면서 유가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DLS에 투자한다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며 까먹었던 손실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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