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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사이드] 동아시아 FTA 어떻게 되나

中-日 주도권 놓고 기싸움 치열 >>관련기사 세계적 지역 경제 블록화 추세속에 그동안 상대적인 움직임이 더뎠던 동아시아 지역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각국의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의 이 지역 주도권 장악을 위한 힘겨루기가 최근 들어 본격화되고 있다. 한중일 경제 3국이 몰려있는 이 지역에 가장 먼저 주도권 굳히기에 나선 국가는 중국.중국은 지난해 아세안 10개국과 FTA 협정 체결에 합의한 후 투자를 서두르는 등 구체적 후속 수순을 밟고 있다. 중국에 선수를 빼앗긴 일본의 경우 준이치로 고이즈미 총리가 지난 1월 싱가포르와 경제 협정을 체결했고, 한국과는 이와 유사한 내용의 협정을 맺기 위해 실무 대책반 구성을 눈앞에 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지역 블록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통합을 주도하는 중심국(Hub)과 주변국들(Spokes)이 구분될 수 밖에 없으며, 최근 벌어지고 있는 중국-일본간 경쟁을 중심국 위치를 확보하기 위한 기(氣) 싸움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한-중-일간 엮어낼 자유무역지대는 그 전개 양상에 따라 향후 아시아 전체는 물론 세계 경제 지도에도 엄청난 파장을 미칠 것이란 게 이들의 진단이다. ◆ 중국, 아세안 10개국 집중 공략 중국의 우선 타깃은 아세안 10개국. 국제무대의 발언권을 강화하고 동아시아의 경제 통합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인접국인 동남아시아를 영향권 아래 두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이미 지난해 11월 아세안과 2010년까지 FTA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은 한 걸음 더 나가 최근에는 동남아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외국자본의 중국 이동에 따른 공백을 메우며 민심 얻기에 나서고 있는 것. 실제 상하이 4위의 기업으로 연매출 20억 달러에 달하는 월드베스트 그룹은 타이에 1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난 2000년 290만 달러를 투자해 인도네시아에 가전공장을 설립한 창홍은 생산시설을 좀더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리더십 차원에서 일본보다는 중국이 중심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일본은 지금까지 각종 비관세 장벽을 통해 외국제품의 수입을 제한하고 농업분야 개방을 거부하는 등 자국 이익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특히 13억에 달하는 인구와 빠른 경제 성장 역시 중국 중심의 동아시아 경제협력 체제 구축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일본은 네가티브 전략 병행 중국에 선수를 뺏긴 일본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일본 입장에서 동남아는 아직 자국의 생산기지이자 원료 공급지 역할을 하는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또 중국과 동남아의 유대가 긴밀해질수록 일본은 고립되거나 중국에 고개를 숙이고 들어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지난 1월 동남아를 순방하면서 싱가포르와 FTA에 준하는 경제협정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다른 아세안 국가에 대해서도 이를 모델로 비슷한 협정을 추진중이다. 특히 일본은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중국의 발목을 잡기 위해 네거티브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성장이 동남아 산업기반 붕괴와 공급과잉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을 여러 경로를 통해 확산시키고 있는 것. 대표적인 예가 일본의 경제 평론가인 오마에 겐이치 (大前硏一) 전 일본 맥킨지 사장. 그는 중국의 부상으로 동아시아 국가들이 지난 수 십 년간 쌓아 올린 경제기반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아시아 국가들이 제2의 경제위기를 맞고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한마디로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할수록 아세안 국가들은 어려운 지경에 빠질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 양국, 한국에 대한 러브 콜도 강화 양국의 기 싸움이 가열되면서 한국에 대한 러브 콜도 강화되고 있다. 동아시아 경제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비중을 감안할 때 한국과의 연대는 무엇보다도 큰 원군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21일 한국을 방문한 고이즈미 총리는 민간 차원에서 논의되던 한ㆍ일간 FTA 체결 문제를 정부 차원에서 연구하자고 제안했다. 아세안과의 FTA 추진에 있어 중국에 선수를 빼앗긴 일본으로서는 한국과의 FTA 추진을 통해 열세를 만회하겠다는 것. 중국 역시 한국과의 FTA 체결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국과의 FTA 체결 논의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미국의 반대 및 농산물 문제 등이 큰 난제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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