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상승을 틈타 코스닥 상장 기업들의 고질병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어서 주의가 요구된다. 테마주로 부각돼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일부 종목들은 2분기 실적 대신에 반기실적을 발표하면서 적자전환 사실을 어물쩍 넘어가려고 하는가 하면 바이오 기업 출자로 주가가 급등한 기업의 최대주주는 이 틈을 이용해 지분을 대거 매도하기도 해 비난을 받고 있다. 코미팜과 이화전기는 각각 바이오주와 대북송전수혜주로 부각돼 최근들어 주가가 크게 상승한 기업이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12월 결산법인의 정기보고서 제출 마감을 앞두고 일반인들의 관심이 소홀한 지난 주말을 이용, 반기보고서를 통해 적자전환 사실을 보고했다. 코미팜은 코스닥시장에서 바이오 테마에 편승해 시가 총액 14위에까지 올라 있지만, 올 상반기에는 7억5,291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화전기는 코스닥시장에서 북한 테마 열풍에 힘입어 지난달부터 주가가 100% 가까이 급등했으나 올 상반기에는 적자규모가 23억5,373만원에 달했다. 이들 기업을 포함해 17개 기업은 반기보고서에 기재된 손익계산서를 열어봐야만 적자전환 사실 확인이 가능하게 돼 있어서 주가에 불리한 사실을 어물쩍 숨기고 넘어가려는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투자자 보호차원에서 연간 실적뿐만 아니라 분기 혹은 반기실적을 보고할 때 적자전환 기업은 별도로 공시하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씨앤텔은 지난달 20일 푸드바이오텍에 12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고 또 지난 4일에는 내추럴엔도텍 지분 34%를 12억5,000만원에 취득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최대주주인 한동수씨는 지난 9일부터 12일 사이에 보유중인 자사 주식 588만주를 슬그머니 매각했다. 여기서 한씨는 최소한 60억원 이상의 이익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대주주이자 최고경영자가 바이오 테마에 편승해 주가를 올린 뒤 주식을 매각해 차익을 올린 이런 행위는 내부자거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도 코스닥시장에서는 정현준, 진승현, 이용호 등 벤처게이트가 잇달아 터지면서 시장을 냉각시켰었다. 코스닥 시장 관계자는 “시장이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최대주주나 기업들이 그 분위기를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동참해야 하지만 아직은 코스닥문화가 덜 성숙해 이런 기업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특정 테마나 재료에 혹해 투자하기 보다는 펀더멘털에 기초한 정석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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