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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균일가할인점 '제4소매업' 자리 굳혀

■도쿄 플라스틱 바가지부터 자동우산, 주방용품 등 웬만한 생활용품을 단돈 100엔에 살 수 있는 일본의 '100엔숍'. 디플레 경제를 상징하는 100엔숍의 성공으로 일본 소매업계에 '원프라이스 숍'(균일가 할인점)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이 확고하게 자리를 굳히고 있다. 야채와 과일 등 식료품을 99엔 균일가에 판매하는 '99엔숍'부터 소비세를 더해도 100엔보다 싸다는 점을 내세우는 '88엔숍', 가전제품이나 가구ㆍ의류 등 100엔숍과는 질적으로 차별화된 고급 품목임을 내세우는 '1,000엔숍'에 이르기까지, 원프라이스 숍은 디플레의 물결을 타고 날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인터넷이 빠르게 보급됨에 따라 인터넷으로 구매주문을 받아 전국에 상품을 배달해주는 온라인 100엔숍도 등장했다. 한 접시 무조건 100엔이라는 회전초밥이나 갈비 집 등 100엔숍을 모델로 하는 외식업체도 속속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는 부동산 시장에도 '100엔 임대'가 등장했을 정도. 일본 남부인 사가현(佐賀?)의 한 마을은 지역 활성화를 위해 장기거주를 조건으로 마을내 택지를 평당 월 100엔에 임대한다는 기획을 올 상반기중 실시했다. 일부 언론은 이처럼 각종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100엔숍, 즉 원프라이스 숍이 백화점과 슈퍼마켓, 편의점에 이어 제4의 소매업태를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현재 일본의 100엔숍 최대업체는 다이소(大創) 산업. 지난 한 해동안 매출액은 5년 전에 비해 9배나 늘어난 2,020억엔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이소가 전국에서 운영하는 점포 수는 약 2,000개에 달하며, 그 숫자는 나날이 불어나고 있다. 일본의 시사주간지인 아에라에 따르면 다이소를 포함한 4대 업체를 합할 경우 점포 수는 3,000개 이상, 지난해 매출 총액은 무려 2,500억엔에 달했다. 모든 제품이 100엔의 균일가에 팔리고 있으니, 4개 업체에서 팔린 제품 수는 25억개. 1억2,000만명에 달하는 일본 국민들이 지난 한 해동안 100엔숍에서 한 명당 20개씩 물품을 구입한 셈이라는 얘기다. 시장을 빼앗긴 슈퍼마켓 등 기존 소매업체들도 최근에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매장내 100엔, 300엔 등 균일가 할인코너를 마련, 고객을 붙잡기 위한 가격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디플레 덕분에 빠른 속도로 성장해 온 100엔숍들이 지고 있는 부담도 만만치 않다. 우선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고객의 흥미를 붙잡아두기 위해선 꾸준히 신상품을 내놓아야 하는데, 100엔이라는 제한된 가격으로 만들 수 있는 제품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100엔숍이 팔고 있는 제품은 CD음반부터 사전이나 소설책 등 서적, 안경, 맛사지 용품 등 각양각색. 다이소의 경우 판매 품목수는 총 6만개에 달하지만 지금도 다달이 700종목 가량의 신제품을 내놓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게다가 제품의 질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도 엄격해지고 있다. 100엔숍이 생활 속에 뿌리를 내림에 따라 제품의 질에 대한 고객들의 지적이나 항의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호기심으로 한두 번 물품을 구입한 고객들을 고정고객으로 붙잡아 두기 위해선 품질 향상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100엔짜리 동전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 100엔숍 등 원프라이스 숍의 또다른 불안은 디플레가 언제까지 계속될 지 모른다는 점이다. 정부의 계속되는 금융완화정책으로 현재의 디플레 경제가 인플레로 돌아설 경우 100엔, 99엔, 88엔 등을 내세우는 원프라이스 숍이 어떤 대응을 할 것인지, 일부에선 벌써부터 우려하고 있다. 신경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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