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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이슈] 비상경영 수위 높이는 대기업

"위기 오래간다" 경상경비 확 줄이고 야근·휴일근무 부활

삼성·현대차 등 비용 30% 절감

내수 위축에 마케팅비용은 늘려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업무지원 부서까지 나서 전사적으로 차 판매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이달부터 최대 30%까지 경상경비를 줄이고 있지만 신차 마케팅 비용은 오히려 더 확대할 방침이다. 그만큼 위기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고위관계자는 "마케팅에 쓰는 비용은 늘릴 생각"이라며 "신차 마케팅도 대대적으로 벌일 것"이라고 했다.

대기업들의 '위기경영'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수년간 어려움을 겪어오던 정유업계에서 시작된 마른 수건 짜기와 위기 대응 방식이 재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로 내수침체가 우려되는데다 엔저와 중국 경기 침체가 언제까지 갈지 가늠이 힘든 탓이다. 특히 글로벌 환율전쟁에서는 우리나라 기업만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어 스스로 헤쳐나갈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달부터 불요불급한 예산 낭비 요소를 줄이고 허리띠를 최대한 졸라매고 있다. 아직 버틸 힘은 있지만 엔저 추이를 감안하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차의 한 고위 관계자는 "다가올 수 있는 위기에 미리미리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불필요한 낭비요소를 없애겠다는 것"이라며 "지원부서까지 차 판매에 전사적인 역량을 결집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다음달께 나올 '쏘나타' 신규 모델에 대한 출시행사를 포함한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벌일 예정이다.

전자 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중국을 비롯한 후발주자들의 거센 추격과 아이폰6의 기세가 아직 남아 있는 탓에 우리 스마트폰 업체들의 판매는 생각처럼 크게 늘지 않고 있고 가전 분야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엔저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실제 지난 8일 '신경영 22주년'을 맞은 삼성은 "22년 전의 '신경영 정신'이 다시 필요하다"며 정신무장을 새롭게 할 것을 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삼성전자 등은 이와 별개로 4월부터 경상 경비를 최대한 절감하기 시작했다.



이와 더불어 이미 미래전략실은 물론 전자 등 계열사에서 휴일에도 상당수가 출근하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의 한 고위 관계자는 "국내외 경영 환경이 불확실한데다 지배구조 문제까지 불거져 나오면서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업무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LG전자도 비상이다. LG전자 한국영업본부는 최상규 본부장을 비롯해 주요 임원들이 한 달여 전부터 야근을 하고 있다. 임원 및 팀장급 이상은 주말에도 출근해 회의를 열게 하는 것을 포함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이달 만해도 공식적으로 잡힌 주말 회의만 3회 이상이다.

포스코도 최근 팀장급 이상 직원들이 토요일에도 출근하고 있다. 토요일도 평일처럼 오전9시부터 오후6시까지 일한다.

지난달 포스코는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만들었고 5개 분과위원회를 중심으로 쇄신안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 37년 만에 적자를 냈던 SK이노베이션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현 상황을 '알래스카의 여름'이라고 진단한 정철길 사장은 사업구조 개편과 비핵심자산 매각을 꾸준히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은 사실상 야근이 부활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기업들의 위기경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요기업들의 위기상황이 최소 1~2년은 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엔저도 당분간은 약세 기조를 보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올해 엔·달러 환율이 130엔대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내년에는 135엔, 2017년에는 140엔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게 골드만삭스의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고위 관계자는 "환율 문제에 메르스 확산에 따른 내수침체까지 겹치면서 국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금 상태에서는 딱히 좋아질 만한 요소가 없어 허리를 졸라매는 기업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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