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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뉴패러다임 공유가치경영] <7> 기업 미래 그리는 녹색경영

"그린마케팅이 경쟁력" 사회공헌 넘어 이익창출 전략으로 진화

롯데백화점, 종이백·에코머니 등 환경경영 앞장

CJ제일제당은 메탄 줄이는 가축사료 개발 적극

포스코도 절감·재사용·재활용 '3R 원칙' 실천

롯데백화점 직원들이 지난 6월 몽골 비양항가이솜에서 사막화 방지 사업의 하나로 나무를 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국내외 환경 보호 사업을 통해 비용 절감은 물론 기업 경영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백화점


지난 6월 롯데백화점은 특별한 종이가방을 제작해 고객들에게 배포했다. 친환경 펄프로 만든 하늘색 종이가방의 앞면에는 하얀 북극곰이, 뒷면에는 멸종위기동물 지도가 그려져 있었다. 고객이 종이가방을 사용한 후 가정에서 자녀들을 위한 환경교육 자료로도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완신 롯데백화점 마케팅 담당 상무는 "종이가방 활용은 10년간 이어온 그린마케팅의 일환"이라며 "2004년 환경경영 선포 이후 경영 및 의사결정 과정에서 '환경'이라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이어 "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가운데 부정적인 것은 최소화하고 친환경 가치를 사회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의 환경경영은 처음에는 사회공헌활동(CSR) 차원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환경경영 10주년을 맞아 올해부터는 전사적으로 미래 경영전략을 수립하거나 점포에서 단발성 이벤트를 할 때도 환경과 연계해 사회적 가치와 기업 이익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지 여부를 따진다. 이른바 '그린 공유가치경영(CSV)'을 본격화한 것이다. 유통기업의 핵심인 '소비확대'와 '환경보호'를 같은 선상에 두고 기업을 경영한다는 의미다.

롯데백화점이 4월 도입한 '그린카드 에코머니 포인트 제도'도 이에 해당하는 사례다. '그린카드'는 환경부에서 주관하는 친환경 사업으로 '에코머니' 로고가 부착된 친환경 상품을 그린카드로 구매하는 고객에게 제품 가격의 5%를 에코머니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5,000점 이상이 되면 롯데상품권으로 교환해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친환경상품 소비 촉진과 롯데백화점 이용을 동시에 권장하는 마케팅이다.

또 상품권 판매금액의 일정 부분을 환경기금으로 환원하는 '친환경 상품권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소비의 결과가 풍요롭고 깨끗한 환경이라는 혜택으로 소비자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선순환 환경보전 활동인 셈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를 통해 지난 10년간 67억원의 환경상품권기금을 조성해 환경보전과 기후변화방지 활동에 사용했다.

점포운영 역시 친환경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노원·일산·센텀시티점 등에 조성한 옥상 녹지공간은 지역사회 주민과 고객에게 생태공원 역할을 하고 회사 입장에선 냉난방에너지 비용과 온실가스 발생량을 줄이는 효자 공간이다. 또한 종이전단 대신 온라인 전단을 확대해 나무보호와 비용절감을 동시에 추구한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중국·베트남 등지에도 점포를 내 해당 국가에서도 나무심기 등 그린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반 성장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다.

'환경'을 기업의 미래와 결부시켜 생각하는 CSV는 롯데백화점뿐만 아니라 국내외 여러 기업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기업의 핵심인 경쟁력 있는 상품과 서비스 개발 능력을 환경보호에 사용해 사회에 기여하는 한편 환경보호 활동을 통해 기업경영의 지속성을 강화하고 이익도 함께 추구한다.



생산품의 친환경성을 중요시해온 CJ제일제당은 최근 국립축산과학원과 3년에 걸친 공동연구를 통해 사료 원료의 메탄 성분을 측정하는 기초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사료를 섭취하는 동물에서 발생하는 메탄 양을 줄여주는 사료첨가제인 'CJMR0145'를 개발했다. 이에 따라 연내 친환경 사료를 양산할 수 있게 됐다. 연간 1조5,500억원에 달하는 사료 매출 중 1조400억원이 해외에서 발생하는데 친환경 사료 개발은 글로벌 시장 공략과 환경보호라는 공익적 목표를 모두 달성할 수 있는 '히든카드'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기후변화정부간패널(IPCC)에 따르면 소 1마리가 1년 동안 배출하는 메탄의 양은 100㎏으로 전세계 13억마리의 소가 연간 7,000만톤의 메탄가스를 분출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역시 가축 사육을 기후변화의 주범 중 하나로 보고 있다.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는 "사료 사업은 단순히 곡물을 가공해 많이 만들어내기만 하면 되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글로벌 사료 시장에서는 이미 친환경 첨단 사료를 성공의 필수조건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 역시 친환경 제품을 확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상품 경쟁력 제고는 물론 환경보전의 가치를 동시에 거두고 있다. 지난해 개발한 친환경 강종 수만도 30가지나 된다. 또한 2005년 수립한 녹색구매 가이드라인인 '3R원칙'을 내세워 절감(Reduce)·재사용(Reuse)·재활용(Recycle) 등을 철저히 지켜나가고 있다. 포스코의 지속적인 그린 경영은 이제 크고 작은 협력사와 사회에도 전파돼 환경위기로부터 지구를 지켜야 한다는 범사회적 인식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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