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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사업 신념갖고 창업했죠"

금강산서 이동식 판매대 운영 이창희·장보현 부부


“모든 여건이 힘들지만 ‘민족사업’이니 신념을 갖고 해야죠.” 금강산 관광지 온천욕장 인근에서 식당ㆍ슈퍼 및 이동식 차량 판매대인 ‘황금마차’를 운영하는 이창희(56)ㆍ장보현(54) 부부는 18일 “‘한탕’을 노리고 금강산에 입점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것”이라며 “통일에 기여한다는 굳은 의지를 갖고 창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씨 부부는 금강산 관광지의 ‘스타커플’이다. 이 부부는 금강산 관광 초기인 지난 2002년부터 ‘황금마차’란 차량에 떡볶이ㆍ과일ㆍ캔음료 등 간식거리를 싣고 다니면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해왔다. 캔음료ㆍ물ㆍ떡볶이 등은 산행으로 목마르고 허기진 관광객들에겐 그야말로 인기 ‘짱’이다. 넉넉한 인심 덕에 현지에 상주하는 현대아산 직원들이 안주인 장씨를 ‘이모’라고 부를 만큼 ‘유명’하다. 장씨는 “장사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기 위해 언제든 자유롭게 남측과 북측을 오갈 수 있지만 서울에 있는 자식들과는 떨어져 지낼 수밖에 없다”며 “현대아산 직원들이나 심지어 북한군인을 봐도 꼭 내 자식들 같아 더 정이 간다”고 전했다. 청주에서 단체급식 사업을 하던 이씨 부부는 2000년 금강산 관광을 계기로 금강산에서 식료품 판매사업을 결심했다. IMF 외환위기로 거래처 납품물량이 줄면서 부도 직전까지 몰렸던 부부는 금강산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해보자고 의기투합해 ‘북행(北行)’을 단행했다.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이기에 처음에는 오해도 받았다. 남측의 친지들은 ‘빨갱이’라는, 북측 관계자들은 ‘안기부 직원’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이씨는 “합리적인 대화가 쉽지 않은데다 예측하기 힘든 외부요인 때문에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면서 “통일에 기여한다는 신념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사업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초기 달랑 황금마차 1대만 있었던 이씨 부부는 고난의 세월을 거쳐 이제는 매점과 식당점포를 임대해 매장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황금마차 2호차까지 구입하는 등 어엿한 ‘사장님 부부’가 됐다. 최근 관광객 제한으로 인해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지만 이들은 오히려 느긋하다. 이 씨는 “힘든 시간이 있으면 반드시 좋은 시간도 있을 것”이라며 “모든 사람이 하는 일보다는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이 더 재미있게 마련 아니냐”며 ‘황금마차 표 미소’를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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