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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美 대선레이스와 한미 FTA
입력2008-02-19 17:02:02
수정
2008.02.19 17:02:02
변화를 기치로 내건 버락 오마바 열풍이 자못 거세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꿈꾸는 오바마 상원의원은 ‘포스트 슈퍼화요일’ 은 물론 이후에 치러진 8곳에서 전승을 거둬 백악관 입성 도전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오바마 상원의원의 돌풍에 ‘클린턴 대세론’은 사라진 지 오래고 ‘역대세론’까지 들먹대고 있다. 다음달 4일 ‘미니 슈퍼화요일’에서 만약 클린턴이 또다시 패배한다면 ‘오바마 대세론’은 상당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후보경선의 판세가 오바마 쪽으로 기울기는 했으나 오마바가 대선 주자로 나설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미니 슈퍼화요일의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승자 독식의 공화당 경선방식과 달리 득표율에 따라 대의원을 배분하는 탓에 아직까지 오마바가 대세론을 굳혔다고 보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8년 만에 정권교체를 노리는 민주당 당직자들이 양자대결 구도의 장기화가 본선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처럼 미국 내 한인사회도 이런 레이스를 걱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미 의회 비준이 대선 레이스에 밀려 표류하거나 자칫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한미 FTA 발효의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는 한국이 올 봄까지 먼저 비준한 뒤 미국을 압박, 오는 8월 말 전당대회 이전까지 미 의회 관문을 통과하는 것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쇠고기 수입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올 봄 워싱턴 방문을 계기로 풀고 한국에서 FTA가 먼저 비준된 것을 지렛대로 삼아 미 의회의 벽을 넘는다는 시나리오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8월 전당대회에서 결정된다면 FTA 비준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노조 몰표 잡기에 혈안인 클린턴과 오마바 후보가 표심을 의식한 선명성 경쟁으로 FTA 비준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연유에서다. 민주당 대선 후보 선정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FTA 비준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 결국 다음 정권의 몫인데 그 결과는 쉽사리 장담하기 어렵다. 미국 정가 사정에 밝은 지한파 인사는 “민주당 주자들의 FTA에 대한 거부감은 단순히 표심을 의식한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며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FTA 비준 확률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고 우려했다.
2월 국회 본회의 일정도 얼마 남지 않았지만 17대 국회에서의 비준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은 모양이다. 3월에 임시국회를 열어 한국부터 비준하는 것이 최악의 시리나오가 현실화하는 것을 조금이라는 줄이는 길이다. 늦으면 늦을수록 FTA 발효 가능성은 그만큼 줄게 된다. 우리 정치권의 빠른 결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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