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현대글로비스 블록딜 무산] "글로비스 주가 추가상승 확신 없어"… 기관 투자가들 10% 할인에도 외면

■ 왜 무산됐나

"잠재수요자 파악도 안해"

씨티그룹 진행 미흡 평가도


13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현대글로비스(086280) 지분매각이 무산된 이유는 뭘까.

우선 이번에 나온 블록딜의 할인율은 전일 종가(30만원) 대비 7.5~12%로 보통 수준인 1~5%에 비하면 파격적이지만 그 이상 주가가 오르기 힘들다는 시장의 판단이 지배적이었다.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상승하기 어렵다고 본 것은 현대차(005380)그룹의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현대글로비스가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정 부회장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012330)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현대글로비스와의 합병을 통해 후계구도가 완성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나서자 합병 시나리오보다는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한 후계구도 시나리오가 유력해진 것이다. 그동안 합병 시나리오로 현대글로비스는 실적보다 고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에 지분매각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는 무섭게 빠졌다.

국내 증권사의 한 투자은행(IB)본부장은 "이번 블록딜을 지켜본 시장 플레이어들은 현대글로비스가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자금줄의 역할만 할 뿐 실질적인 지배회사로의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에 따라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10%가량 싼값에 주식을 살 수 있었지만 10% 이상 오를 수 있다는 확신을 갖지 못했고 주문접수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유가 하락으로 펀드매니저들이 운송주 비중을 높인 상황에서 현대글로비스를 추가로 매수할 여력이 없었던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형주 펀드를 운용하는 한 펀드매니저는 "유가가 하락하면 대체적으로 운송주가 상승할 것 예상해 펀드매니저들이 이미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현대글로비스를 많이 담고 있었다"며 "추가로 매수할 여력이 없었던데다 블록딜의 의도가 기업 가치 제고가 아닌 공정거래법상 규제를 피하기 위한 측면이 다분해 많은 매니저가 주문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번 블록딜 업무를 주관한 씨티그룹이 딜 진행을 미흡하게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1조5,000억원에 달하는 큰 딜이었지만 일부 국내 기관투자가들에는 블록딜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미리 블록딜 잠재수요자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블록딜 주문물량이 미달됐다는 지적이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