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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트렌드] 공적연금 10여년 기다림… '은퇴 크레바스' 미리 준비하세요

평균은퇴연령 53세로 5년에서 길게는 12년<br>연금·소득없이 지내야<br>한화생명 '가교연금' 등 보험사 상품 가입할만



1년 전에 국내 중소기업에서 퇴직한 50세 김 모씨는 앞 날을 생각하면 갑갑하다.

2억원 정도의 퇴직금을 식당 창업 자금으로 사용했는데, 장사는 영 신통치 않다. 월 200만원 정도 벌지만 그 돈 갖고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 과외비만으로도 빠듯하다. 요즘에는 경기 부진으로 월 수입이 더 줄어 폐업마저 고민할 정도가 됐다. 국민연금을 알아보니 아직 수령하려면 10년 넘게 기다려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변변한 소득 없이 10년에 가까운 기간을 버틸 생각을 하니 잠도 오지 않는다.

김 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은퇴 후 공적 연금을 받을 때까지 생활 자금 마련이 버거운 사람들이 적지 않은 탓이다. 이런 고민에 시달리기 전에 미리미리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험사들도 직장에서 나온 이후 국민연금 수령 시기 전까지 공백기를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 각종 연금 상품을 내놓고 있다.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국내 직장인의 평균 은퇴연령이 53세인데, 한창 돈이 많이 들어갈 때라 퇴직금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공적연금 도움을 받을 때까지 민영 보험사의 연금으로 생활을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은퇴 크레바스 준비해야=보험업계에 요즘 유행하는 단어가 바로 '은퇴 크레바스'다. 크레바스(Crevasse)란 빙하가 갈라져서 생긴 좁고 깊은 틈을 말하는데 빙하지대를 탐험하는 모험가들의 사고가 대부분 여기서 발생한다고 한다. 매월 꼬박꼬박 들어오던 고정수입이 중단되고 공적연금 수령 전까지 수입이 없는 시기를 준비하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은퇴 크레바스란 말이 만들어졌다.

은퇴자 입장에서는 은퇴 크레바스를 효율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노후 생활의 첫 단추를 잘꿰는 관건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국민연금 수령시기는 올해부터 연장돼 만 60세에서 65세로 단계적으로 상향될 예정이다. 반면 은퇴시기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고령자가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 그만둔 연령이 53세로 낮아졌다. 종합해보면 53세에 퇴직해서 65세 국민연금 수급 전까지 12년을 소득 없이 지내야 하는 것이다.

이를 보여주듯 국민연금 조기수령 신청자는 2006년 10만명에서 2012년 7월 기준 28만명으로 6년간 2.8배나 증가했다. 하지만 국민연금 조기수령은 연금수령액의 축소를 가져와 오히려 노후설계에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만약 60세부터 국민연금을 매월 100만원씩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수령시기를 55세로 앞당기면 연금 수령액이 30% 삭감돼 70만원으로 줄어든다. 은퇴 초기 자금수요에도 못 미칠 뿐 아니라 연금소득 의존도가 높아지는 은퇴 후기에 소득 부족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최근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는 사회적 변화로 자녀 교육과 결혼이 은퇴 후에 도래해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자녀 대학 교육자금과 결혼자금이라는 큰 규모의 지출이 발생하는 것이다. 결국 국민연금의 조기노령연금을 신청하기 보다 정년 퇴직 후 국민연금 수급연령까지 일정한 소득흐름을 창출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보험사, 은퇴자 연착륙 겨냥한 상품 출시=한화생명은 올 초 이런 상황을 준비하기에 가장 적합한 한화가교연금보험을 내놓았다. 이 상품은 은퇴 후 국민연금을 수령할 때까지 더 많은 연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은퇴 후 소득공백기간에는 연금액을 높이고, 국민연금 등 소득 재창출기간에는 연금액을 낮춰 고객의 인생주기에 맞는 노후설계가 가능하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고객은 연금집중기간(60~100세) 및 연금조정비율(20~99%)을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조기 은퇴 후 연금을 받다가 재취업 등으로 소득이 다시 발생하면 연금수령을 멈췄다가 나중에 다시 받을 수도 있다. 이게 바로 업계 최초로 개발된 이른바'스톱 앤 고(Stop&Go)옵션'. 연금 개시 이후에도 고객이 원할 때 연금수령을 유보(Stop)할 수 있는 기능이다. 유보한 연금은 공시이율에 따라 적립되기 때문에 연금액이 증액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유보기간에는 추가납입도 할 수 있어 실질 노후기간을 위한 연금 재설계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종신연금형이기 때문에 나이에 상관없이 종신토록 연금을 받을 수 있다.

가입연령은 만15~70세이며 연금개시는 45세부터 최대 80세까지 가능하다. 최저 보험료는 월 10만원 이상이다.

삼성생명도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조기연금 준비를 위한 '브라보7080연금보험'을 내놓았다. 자신들의 노후준비가 부족한 중장년층이 비교적 짧은 기간에 노후연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실제 보험료 납입이 3년으로 가능하고 4년부터 20년 납입까지 다양하다. 기존의 상품들이 10년, 20년 등 장기간 보험료를 내야 해서 은퇴가 눈앞인 50대들의 경우는 장기간 보험료를 내는 새로운 상품에 선뜻 가입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가입 이후에도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는 보험료 납입을 일시 중지가 가능하고 실직이나 폐업 등 사유가 생기면 보험료 납입을 중단하고 그 시점까지 쌓인 적립금만으로 계약을 유지할 수 있다. 반대로 여유가 생기면 추가로 내거나 남은 보험료 전액을 한번에 낼 수도 있다. 빠른 연금 개시도 장점이다.

가입 후 최소 7년이면 연금을 받을 수 있는데, 이는 일반 적립형 연금상품이 보통 12~15년 이상 적립 후 개시됐던 것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따라서 40대 후반에 가입하더라도 평균 은퇴시점인 53세 전후로 연금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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