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차 불과1,000억원대 '엎치락 뒤치락' <br>실적 등 감안 '신세계 우위' 지속될 수도
유통업계의 양대 산맥인 신세계와 롯데쇼핑이 시가총액 순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상장 이후 신세계를 계속 앞서던 롯데쇼핑이 지난 3일 신세계에 유통업 대장주 자리를 내준 후 10일 다시 역전에 나서면서 엎치락 뒤치락 하는 모습이다.
10일 롯데쇼핑은 전날보다 1,000원(0.32%) 오르면서 시가총액 9조2,060억원을 기록, 주가가 하락하면서 시가총액이 9조530억원으로 내려간 신세계를 앞질렀다.
롯데쇼핑은 지난 2월9일 상장한 당일 최고가인 42만5,500원을 기록한 이후 줄곧 미끄럼을 타면서 시가총액도 12조원대에서 9조원대로 추락했다. 반면 신세계는 꾸준히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가총액을 높여가며 롯데쇼핑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지난 3일에는 신세계가 롯데쇼핑의 시가총액을 추월해 9일까지 앞서다가 일주일만에 다시 롯데쇼핑에게 선두 자리를 내줬다. 두 종목간 시가총액 격차는 불과 1,000억원대인 만큼 양측의 주가가 0.5% 이내씩만 변동해도 순위는 계속 뒤집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일단 증권업계에서는 신세계의 우위쪽에 무게를 두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두 업체 모두 올들어 인수ㆍ합병(M&A)를 통해 덩치키우기에 나서고 있지만 이에 대한 평가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월마트를 인수한 신세계에 대해서는 시너지 제고 등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반면, 우리홈쇼핑을 인수한 롯데쇼핑에는 잘못된 투자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신세계를 유통업종 톱픽(최선호주)를 꼽고 ‘매수’ 추천을 하고 있다. 반면 롯데쇼핑에 대해서는 투자의견 ‘보유’나 ‘시장수익률’ 등을 제시해 상대적으로 덜 매력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종렬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세계는 월마트 인수를 인수함으로써 국내 97개 점포망을 확보, 업계 1위로서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다지게 됐다”면서 “이마트의 시장지배력 확대와 구매력 증대로 수익성의 추가 향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롯데쇼핑에 대해서는 “우리홈쇼핑을 적정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인수해 부담감이 높아진데다 방송위원회 및 공정위원회의 최종적인 사업 승인 여부도 불확실하고 방송송출권 확보를 위해 추가적인 비용지출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신세계과 롯데쇼핑의 시가총액 역전현상이 고착화되면서 장기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면서 신세계에 대해서는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하고 목표주가도 58만5,000원으로 상향했다. 반면 롯데쇼핑은 신세계 대비 할인율을 기존 10%에서 20%로 확대하면서 투자의견을 ‘보유’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도 37만7,000원으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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