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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월든 벨로 지음 `어두운 승리'

신자유주의 그리고 시장근본주의에 대한 비판이 만만치 않다. 여기에는 IMF(국제통화기금)에 대한 불신도 깊이 자리잡고 있다.필리핀대학에서 사회학과 행정학을 강의하는 한편 「포커스 온 더 글로벌 하우스」의 공동의장으로 있는 세계적 석학 월든 벨로는 「어두운 승리-신자유주의, 그 파국의 드라마」라는 책을 통해 신자유주의라는 외피에 감추어진 미국의 전략적 의도를 예리하게 파헤치고 있다. 「어두운 승리」의 원래 집필의도는 1980년대 제3세계 채무국들의 위기가 심화되는데 국제통화기금이 어떤 역할을 했는가를 해부하는데 있다. 월든 벨로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1980년대에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이 부과한 구조조정 프로그램의 결과로 아프리카와 중남미는 이른바 「상실의 10년」을 경험했다』면서 이렇게 강조한다. 『그 당시에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는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해갔지만, 저는 이 책에서 동아시아에도 구조조정이 미국의 강경한 무역공세의 형태로 올 것이며, 그 결과 구조조정 프로그램의 기본 내용과 같은 탈규제화, 자유화, 민영화의 압력이 몰려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른바 구조조정의 실상은 이념적으로는 자유시장을 추켜올리지만 사실은 독점기업의 이해를 증진시켜온데 불과하다. 미국의 레이건-부시 정부는 뉴딜 국가를 해체시키고, 노동자들을 보호하던 정책을 붕괴시켰으며, 제3세계와 한국등의 신흥공업국들, 나아가 일본을 위시한 선진국으로부터 도전받던 미국의 헤게모니를 지키고자 IMF를 앞세운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전략적으로 강행했다는 것이다. 이른바 구조조정, 자유화, 민영화, 탈규제화 조치는 모두 미국식 자본주의에는 이로우면서 반대자에게는 가혹한 피해를 주는 범세계적 규칙과 이러한 규칙이 통하는 경기장을 만들고자 하는 「주식회사 미국」의 주된 노력들이었다는 주장이다. 구조조정 프로그램의 피해는 간단한 수치로도 명화하게 드러난다. 가령 라틴 아메리카에서 구조조정의 결과 빈곤인구는 1980년 1억 3,000만명에서 1990년초 1억 8,000만명 수준으로 늘어났다. 아메리카대륙 개발은행 총재 엔리케 이글레시아스는 『구조조정의 고통 대부분은 불균등하게 주로 중산층과 저소득층에게 전가되어 인구의 부유층 5%는 생활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아니면 향상시킬수 있는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미국 산업자본의 헤게모니를 강화하기 위해 세계경제를 구조조정하려는 미국과 이에 맞선 제3세계 국가들간의 양극화 가능성이 그 어느때 보다도 높아져 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양상이 심화되면 지구는 21세기 벽두를 치열한 전쟁으로 맞을지도 모른다고 월든 벨로는 경고한다. 문제는 여기에 멈추지 않는다. 전지구적 구조조정의 결과 산림등의 환경파괴가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해졌으며, 공동체의 파괴도 더욱 가속화되었다. 저자는 이런 사태가 그대로 방치되면 제3세계 및 신흥공업국가들의 경제파탄은 불을 보듯 뻔하고 미국내에서도 경기침체와 사회적 기반 약화를 불러와 전세계가 재앙으로 향하게 될뿐이라고 주장한다. 때문에 이런 검은 구름을 벗겨낼 「신세계 질서」가 필요하며, 그것은 선진국과 개도국을 막론하고 많은 지역 공동체와 사회단체들이 국경을 넘어 서로간 연계를 강화하는 길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린턴 행정부 1기의 고위 공무원이었던 제프리 가튼은 『아시아 국가들은 깊고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고 있는데, 터널의 끝에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아시아, 즉 미국기업이 시장에 깊숙이 침투하여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는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바 있다. 이 책은 결국 천사의 외피를 쓴 신자유주의의 탐욕스런 실상을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있는 것이다. 이윤경 옮김. 삼인 펴냄. 8,500원. 【이용웅 기자】 <대/입/합/격/자/발/표 700-2300,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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