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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경기회복 제약과 대응 과제

유병규<현대경제硏 상무>

국내 경기가 점차 회복 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연초부터 소비와 투자심리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며 수출도 당초 예상과는 달리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까닭이다. 경기 상태를 종합적으로 나타내주는 경기종합지수를 근거로 할 때 국내 경기는 실제 경기 저점 부근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주는 동행지수의 하락폭이 줄어들고 있고 미래 경기를 예고해주는 선행지수는 지난해 말부터 완만하나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국내 경기는 2ㆍ4분기를 전후로 저점을 찍고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 확률이 높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번에 나타날 경기회복감을 경제주체들이 피부로 느끼기에는 보다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우선 가계부채 조정이 완결되지 않아 당분간 소비부진 양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물론 최근에 카드대출 등이 억제돼 소득 대비 가계부채 부담은 완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금융자산보다 부채증가율이 높아 부채상환 능력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국내외 금리차가 축소됨에 따라 국내 금리도 상승세를 탈 것으로 봐 가계부채 상환 부담은 오히려 높아질 우려마저 존재한다. 투자 역시 현재로서는 큰 폭의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기업들이 국제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가격 상승과 원화환율 하락으로 수익성 악화 여건에 직면해 있고 내수 부진으로 재고 해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경기의 회복세를 한순간에 반전시킬 대외 악재들도 여전히 우리 경제의 위협 요인으로 상존한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불안하기 그지없는 국제유가 추세다. 이전과 같이 단번에 해소될 수 있는 정치적 요인이 아닌 수급압박이라는 보다 구조적 원인에 인해 나타나고 있는 지금의 유가상승세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경제의 쌍둥이 적자라는 체력 약화로 불거지고 있는 달러화 가치의 하락과 국제금리 상승 분위기도 큰 우환거리다. 무엇보다 국내 경제에 심대한 충격을 줄 수 있는 것은 북핵 문제가 갈수록 오리무중(五里霧中) 상황에 접어들고 있는 점이다. 동북아 균형론 등으로 냉전시대의 한반도 주변 국가간 동맹 관계가 급속히 재편되는 과정에서 북핵 문제가 우리 경제에 일시적이나마 크나큰 타격을 줄 수 있는 개연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지금의 국내 경기 회복감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는 신기루에 불과할 수 있다. 가까스로 살아나고 있는 경제회생의 불씨를 지펴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대책이 요구된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희망에 젖어 기대감을 부풀리거나 무사안일(無事安逸)에 빠져서는 안된다. 당초 계획한 대로 현재의 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재정의 조기집행 등으로 경기회복의 가능성을 계속 키워야 한다. 올해 초에 구축한 ‘조기경보시스템’도 보다 실제적으로 운영해야 할 것이다. 국제 원자재가, 금리, 환율과 함께 동북아 정세와 같은 대내외 여건 변화와 전망을 수시로 점검하고 이의 부정적 파급 영향을 미리미리 차단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더 나아가 경기회생 국면이 장기적인 성장단계로 올라서도록 국내 경제의 성장잠재력과 국가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산업구조조정과 경제ㆍ정치ㆍ사회 각 부문의 혁신을 보다 구체적이며 효과적으로 실현해나가야 할 것이다. 기업들 역시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 여건 변화에 대응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위기 관리 경영’ 능력을 키워야 한다. 우선 최악의 상황에서도 생존 가능한 경기전망 시나리오별 경영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앞으로 나타날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업 투자를 극대화해 기존 사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선도적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이는 도전적이고 용기 있는 기업가 정신을 되살릴 때만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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