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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연구보고서, 제조업 경쟁력 ‘빨간불’
입력2004-02-18 00:00:00
수정
2004.02.18 00:00:00
권구찬 기자
국내 반도체와 디지털 가전ㆍ이동통신 단말기ㆍ완성차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고용비중이 높은 대다수 제조업이 현재의 경쟁력조차 유지하지 못하고 후퇴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국책연구기관에서 제기됐다. 특히 제조업종간 불균형, 대기업ㆍ중소기업간의 양극화가 중국의 급부상과 맞물려 국내 산업기반이 와해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고용불안에 따른 사회통합 기반을 약화시켜 잠재성장률(물가상승을 수반하지 않을 정도의 성장률)까지 떨어뜨릴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8일 `한국의 산업경쟁력 종합연구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제조업이 여전히 성장의 주동력이지만 쫓아오는 중국, 앞서가는 선진국의 협공을 받고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반도체와 디지털 가전ㆍ자동차외 고전 예상=보고서는 전자산업 중 메모리 반도체나 디지털 가전, 이동통신 단말기 등은 상당 기간 유망하지만 컴퓨터와 전통 가전 등은 중국의 급속한 추격이 예상되며 통신장비는 선진국과 격차가 커 고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화학산업도 선진국기업들의 중국내 합작투자가 마무리되고 중국의 자급도가 높아지면 큰 어려움이 우려되며, 섬유와 의류는 경쟁력약화와 중국의 시장 잠식에 따른 경쟁력 하락속도를 둔화시키는 게 관건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자동차는 당분간 경쟁이 가능하지만 재편되는 세계 시장에서 전략적제휴 활용이 생존의 관건이며, 부품업체는 뚜렷한 활로가 없다고 밝혔다. 법률ㆍ회계ㆍ컨설팅 등 사업서비스업는 국내기반이 워낙 취약해 외국계 기업이 국내 진출할 경우 큰 고전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제조업 양극화ㆍ중국 부상으로 잠재성장률 저하초래=KDI는 제조업 양극화와 중국의 급격한 부상은 국내 산업기반와해, 잠재성장률 저하 등 부작용이 속출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보고서는 전자와 자동차 등 선도업종을 영위하는 일부 대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혁신주도형 성장기반을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나 범용 저가제품부문은 경쟁력이 잠식돼 존립기반까지 위협받고 있다며 이 같은 양극화는 제조업공동화 현상과 맞물려 국내 산업기반이 와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효과는 긍정적 측면보다 부정적 측면이 더 클 것으로 KDI는 전망했다. 보고서는 중국시장 성장에 따른 특수는 첨단 전자와 완성차 등 국내 선도산업과 선도기업에 국한되고 국내 대다수의 기업으로서는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중국효과는 당분간 중립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산업기반이 와해돼 성장잠재력을 저하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고용효과가 큰 산업의 경쟁력을 위협해 고용불안과 분배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구찬기자 chan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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