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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검증 이어 새로운 전선 부상

鄭, 차별없는 성장위해 금산분리 유지등 주장<br>李, 현정부 反 기업정책 비판…'경제강국' 강조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간 재벌정책 대결이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두 후보가 잇따라 경제단체를 방문, 서로 다른 재벌정책의 밑그림을 쏟아내면서 선명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정 후보는 29일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찾아 무차별 경쟁보다는 균형에 바탕한 ‘차별 없는 성장’ 정책공약을 설명했다. 이에 맞서 이 후보도 이날 대한상공회의소를 방문, 시장 자본주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친기업 경제강국’의 비전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후보검증 공방과 함께 재벌정책이 대선의 또 다른 전선으로 떠오르고 있다. 두 후보의 재벌정책 대결은 근본적으로 서로 다른 경제철학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경제정책 기조에서 정 후보는 ‘분배’에 무게중심이 실려 있는 반면 이 후보는 ‘성장’ 쪽에 기울어 있다. 두 후보의 이 같은 경제철학은 출자총액제한제와 금융ㆍ산업분리 문제 등 구체적인 재벌정책에 고스란히 투영됐다. ◇정동영 ‘차별 없는 성장’=정 후보는 이날 전경련에서 자신의 대선 구호로 내세운 ‘차별 없는 성장’과 ‘가족 행복시대’ 등 구상을 밝히며 정책 세일즈에 나섰다. 정 후보의 이 같은 구상은 참여정부의 ‘분배 우선론’에 가깝다. 이는 경제정책을 시장원리에만 맡겨둘 경우 재벌 등 ‘가진 자’들만 과실을 따먹는 사회구조를 바꾸는 ‘행복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이다. 사회적 약자나 서민층 보호를 위해 국가와 기업의 역할분담 내지는 사회적 연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정 후보는 이날 또 이미 발표했던 대ㆍ중소기업 간 상생방안을 소개한 뒤 “중소기업 천국을 만들겠다”며 중소기업 육성에 좀 더 방점을 두고 “기업의 사회적 공헌은 인정하지만 일부 재벌기업이 갖는 남용의 위험성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동시에 ‘경제 대통령’ 이미지로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는 이 후보의 재벌정책에 대해 ‘친(親)재벌’ ‘가진 자를 위한 경제’로 비판한다. 정 후보가 이 후보의 재벌정책을 ‘피도 눈물도 없는 정글식 자본주의’로 물아붙인 것도 이 때문이다. 정 후보는 이 같은 경제관에 따라 대표적인 재벌정책으로 꼽히는 출자총액제한제도와 금융ㆍ산업분리 문제 등 참여정부의 구체적인 재벌정책 기조 유지를 주장한다. 출자총액제도는 대기업의 순환출자 지분처분에 5년간의 유예기간을 준 뒤 강제 처분하는 방향에서 정책보완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ㆍ산업분리는 기존 정책이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후보는 “지금은 유동성이 풍부하지만 자금경색이 될 경우 은행과 산업 분리 해제로 인해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게 서민과 중소기업”이라며 “10년 전에 일부 재벌사들의 금융사ㆍ종금사 사금고화가 금융위기를 부른 게 생생하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친기업 경제강국’=이 후보는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이 ‘반(反)기업’적 정서에서 비롯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포괄한 친기업적 정책을 펴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자신은 ‘친재벌’이 아닌 ‘친기업’이라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제고하고 오히려 정 후보 측이 반기업적이라는 함의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대한상의 특강에서 “중소기업이 어렵고 대기업의 국내투자도 과감하게 안 되는 이유는 고임금과 노사문화, 비싼 집값 등도 있지만 사회 전반적 환경이 친기업적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지난 10년간 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하지 않았고 특히 최근 5년간 투자 성장률은 거의 1%에 머물렀다”며 참여정부의 반기업적 정서가 한몫 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경제성장 전략으로 “적극적인 지원이 없어도 되는 경쟁력 있는 대기업은 규제만 없애는 등 길을 열어주고 중소기업 정책은 세계무역기구(WTO)의 제한이 있기는 하지만 미래를 위해 철저히 세우도록 하겠다”고 대ㆍ중소기업 동시 육성책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실제로 출자총액제한제를 폐지하고 재벌의 은행소유를 허용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같은 재벌정책은 경제성장의 기관차인 대기업의 발목을 잡는 불필요한 규제라는 것이 이 후보의 생각이다. 하지만 이 후보는 성장 우선론자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 및 국민 사이에서도 (빈부) 격차를 어떻게 줄이면서 성장할까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국내총생산(GDP) 2만달러를 넘어 선진국으로 가는 데 성장과 분배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며 가는 시대가 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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