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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 매수? 매도? 갈피를 못잡겠어요"

■ 오름세 탄 코스피… 증권사 객장 가보니<br>원금회복 가능 해졌지만 더 오를지 몰라 고민<br>전화 상담·주문 늘어<br>운용업계 환매 대비 나서… 자산가는 ELS 등 관심

코스피지수가 이틀 연속 2,000선을 돌파한 12일 서울 여의도 대신증권 본사 객장에서 주식투자자들이 전광판을 보며 투자전략을 짜고 있다. /사진제공= 대신증권

"네이버가 지난달 분할 상장 이후 8% 넘게 올라 얼마 전 차익을 실현했는데 외국인이 이정도 규모로 추가 매수에 나설 줄은 몰랐습니다. 오늘 주가가 52만원을 넘었는데 추격매수에 들어가야 할지 고민이네요."(40대 자영업자 주식 투자자 김모씨)

코스피지수가 3개월여 만에 2,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이틀 연속 강세를 이어간 12일 서울 여의도 한 증권사 객장에서 만난 개인투자자들은 추격매수와 매도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선물ㆍ옵션 동시 만기 부담과 거래소 전산사고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가 0.01% 오른 2,004.06포인트에 마감하며 이틀 연속 2,000포인트를 사수했지만 증권사 객장 안은 평소와 다름없이 차분한 모습이었다. 장중 코스피지수가 2,010포인트를 넘자 작은 함성 소리가 나오기도 하고 오후 들어 다시 2,000선을 내주자 탄식이 흘러나오기도 했지만 아침 일찍부터 객장을 찾은 40~60대 개인투자자 10여명은 조용히 전광판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투자자들은 대체로 2,000선 돌파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었다. 연초 이후 증시가 2,000선을 돌파한 뒤 번번이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지 못하고 고꾸라졌던 터라 쉽게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정년 퇴직한 뒤 주식투자를 시작했다는 임모(58)씨는 "올해 초 증시가 2,000포인트를 넘었을 때 증권사의 예상 코스피 밴드를 보고 주식에 투자했었는데 이후 증시가 1,800선까지 떨어지면서 맘 고생이 심했다"며 "계속 참다 이제 원금 회복이 가능해졌는데 일단 팔아야 할지 더 기다려봐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연말 배당을 노리고 한 상장사의 우선주를 매수했던 신모(47)씨도 "지난달에 매수한 우선주가 최근 증시 상승에 힘입어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며 "2~3일 더 지켜본 뒤 추가로 사들이거나 매도한 후 다시 기회를 봐서 저가 매수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화상담 및 주문은 평소보다 조금 늘었다는 게 증권사 직원의 설명이다. 한 증권사 객장에서 상담전화를 받고 있는 직원은 "보통 주가가 오를 때보다는 하락할 때 전화문의가 느는 편인데 이번 증시 상승에는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자동차ㆍ정보기술(IT) 등 대형주나 증권주ㆍ제약주 등을 중심으로 투자 문의가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상장사 기업설명(IR) 담당자들도 증시가 상승하면서 갑자기 바빠졌다. 3ㆍ4분기 실적이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판단한 일부 상장사 주주들이 IR담당자에게 3ㆍ4분기 실적을 미리 문의하는 사례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상장사 IR담당자는 "최근 증권사에서 매수 리포트가 나오면서 주가가 급등했는데 일부 예민한 투자자들이 3ㆍ4분기 실적이 어느 정도 되는지, 언제 발표되는지 계속 물어봐서 답변하느라 진땀을 뺐다"고 털어놓았다.



자산운용 업계는 펀드환매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에만 국내 주식형 펀드(ETF 제외)에서 2,742억원이 순유출되는 등 10거래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상단인 2,000에 근접하면서 하루 300억~400억원에 가까운 차익실현성 환매가 나오고 있다"며 "17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 시기 및 규모에 대한 회의결과가 나올 때 까지는 지수가 상승하면 주식형 펀드를 중심으로 환매가 나오는 패턴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지수가 모처럼 2,000선을 돌파하면서 주요 증권사 PB센터도 분주해졌다. 다만 고액 자산가들은 증시 추가 상승에 베팅하기보다는 하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인컴형 자산 등 안전자산 위주의 투자패턴을 지속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양재진 미래에셋증권 WM파이낸스센터 부장은 "대다수 고액자산가들은 주가가 추가로 상승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며 "코스피ㆍ홍콩Hㆍ다우존스ㆍ유로스톡스5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이나 롱쇼트펀드, 한국형 헤지펀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일부 발 빠른 투자자는 증시의 추가 하락을 예상하면서 인버스 ETF에 공격적으로 자금을 집행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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