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차량에 기자재 싣고 전국 순회… '과학 서커스' 年 8만명 체험

'찾아가는 과학관' 효시…호주 퀘스타콘을 가다<br>'손으로 만지는 과학' 주창 80년 설립후 210만명 참여<br>과학 대중화 성공 사례로 세계 과학관 벤치마킹 대상

지난 21일 오스트레일리아 캔버라 시내에 있는 퀘스타콘 건물을 찾은 시민들이 전시기구들을 직접 타보거나 조작하면서 과학적 원리를 배우고 있다.

과학공공인식센터 전경. 지난 1996년에 설립된 이 센터는 세계 최초로 과학커뮤니케이션학과를 개설해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육과 연구를 담당하면서 퀘스타콘과 함께 과학 서커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985년 3월 낡은 트럭 한 대가 오스트레일리아의 수도 캔버라를 출발해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작은 도시 골번에 도착했다. 트럭에는 10명의 호주국립대 학생들과 각종 과학전시물ㆍ기자재가 실려 있었다. 학생들은 지역 주민과 학생들을 상대로 과학 원리를 설명하고 직접 실험도 해보였다. 호주 국립과학기술센터(퀘스타콘)의 대표적인 외부 과학체험 프로그램인'과학 서커스(The Science Circus)'는 이렇게 시작됐다. '찾아가는 과학관'의 효시인 퀘스타콘 과학 서커스가 올해로 25주년을 맞았다. 지난 21일 캔버라 시내에 있는 퀘스타콘 건물에는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방문객이 전시물을 관람하고 기구들을 직접 타보거나 조작하면서 과학적 원리를 배우고 있었다. 센터에서 만난 그레이엄 듀런트(59) 퀘스타콘 소장은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과학 서커스팀이 올해 골번을 다시 찾았다"면서 "당시 방문했던 멤버 중 여러 명도 함께해 더욱 뜻깊었다"고 말했다. ◇과학 대중화 위한 기업ㆍ정부ㆍ대학 간 협력 성공 사례=과학 서커스는 퀘스타콘의 설립을 주도한 마이크 고어 호주국립대 교수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1980년 '손으로 만지는 과학'을 주창하며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학교를 방문해 과학전시물을 소개하는 활동을 전개한 고어 교수가 과학 대중화를 위해 수도 캔버라뿐 아니라 모든 호주인들이 과학을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이동 과학관'을 고안해낸 것. 과학 서커스는 1985년 말 굴지의 석유회사인 쉘이 스폰서로 참여하면서 날개를 달게 된다. 쉘이 후원하면서 과학 서커스는 캔버라 인근 지역뿐 아니라 뉴사우스웨일스주와 퀸즐랜드주 등으로 방문지가 크게 확대된다. 현재 과학 서커스팀은 형형색색으로 치장한 대형 트레일러에 50가지가 넘는 과학전시물을 싣고 호주 전역을 다닌다. 듀런트 소장은 "지난해와 올해는 주로 서호주나 태즈메이니아 등 오지 위주로 방문했다"면서 "지난 1년 동안 8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과학 서커스 프로그램을 이용했고 방문한 학교만 350여곳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과학 서커스를 경험한 호주 국민은 210만명에 이르고, 특히 90여개의 원주민 거주 지역을 비롯해 490개 지역 도시를 방문했다. 과학 서커스는 기업과 정부 그리고 대학이 과학 대중화와 지역 커뮤니티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발전시키고 제공하기 위해 협력한 모범 사례로 꼽힌다. 쉘은 25년간 지속적으로 재정적 후원을 하고 있으며 호주국립대는 과학 서커스 진행 인력을 공급한다. 퀘스타콘의 과학 서커스는 전세계 주요 과학관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립중앙과학관이나 과천과학관이 다양한 외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듀런트 소장은 "과학 서커스가 호주 국민들, 특히 원주민들에게 과학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면서 "지역 커뮤니티와 과학이 관계를 맺는 데 거리가 아무런 장벽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과학 서커스가 증명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외부 순회 프로그램에 올해 18만명 참여=1988년 호주ㆍ일본 수교 200주년을 기념해 양국 정부와 기업들의 후원으로 지어진 퀘스타콘 건물은 우리나라의 과천과학관에 비하면 규모나 시설 면에서 보잘것없다. 하지만 과학관으로서 퀘스타콘의 경쟁력은 규모나 시설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과학 서커스와 같은 다양한 외부 체험 프로그램과 독창적인 전시행사 기획에 있다. 퀘스타콘은 과학 서커스 외에도 수학적 사고와 연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매스 스쿼드(maths squad)', 중학생 이상을 대상으로 혁신적인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과학기술ㆍ공학 분야에서 창업자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자극하기 위한 '스마트 무브스(smart moves)' 같은 외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 무브스 프로그램을 통해 발굴된 발명품이나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도록 지원하고 전시회도 연다. 2년 전에는 14세 소녀가 어린이들도 부모의 도움 없이 말 안장을 설치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현재 상업화 단계에 있고 차량이 침수되더라도 배기통에 물이 들어가지 않고 대신 연기는 배출되는 장치도 스마트 무브스 프로그램을 통해 발굴됐다. 이러한 퀘스타콘의 외부 참여형 프로그램에는 올 한 해에만 18만6,500여명, 1,065개 학교가 참여했다. 듀런트 소장은 "호주는 인구는 적지만 국토가 넓어 이러한 외부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려 해도 어려운 점이 많다"면서 "지역민들을 직접 찾아가는 프로그램을 통해 면대면 학습 체험기회를 더욱 늘리겠지만 과학을 쉽게 접하기 힘든 오지 주민들을 위해 멀티미디어와 광통신 기술을 활용, 상호작용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