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워싱턴DC 소재 미국외교협회(CFR)에서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주요 관심사는 저유가와 미국경제의 회복세가 세계경제를 더 낙관적으로 전망할 수 있게 하는지 여부”라며 “대답은 ‘그렇지 않다’(no)는 것이다. 하방 위험 요인이 여전히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유가와 미국의 고성장이 소비 진작과 투자 확대에 일부 도움은 될 수 있겠지만, 다른 지역의 고질적인 약세에 대한 치유책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성장은 아직 너무 낮고 취약하며 한쪽에 치우쳐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주 초 IMF의 ‘세계 경제 전망’(WEO)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나온 그의 발언은 IMF가 올해 글로벌 및 각국의 경제성장률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IMF는 지난해 10월 WEO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평균 성장률 전망을 3.8%로, 7월 발표 때보다 0.2%포인트 하향조정한 바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영국의 회복세에도 유로존의 성장은 매우 낮으며 일본과 중국 경제도 둔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올해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 요인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신흥국의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과 유럽 및 일본이 저성장과 저인플레의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따라서 저유가가 소비자들에게도 요긴한 것은 물론 원유 수입 개도국으로서는 에너지 보조금을 감축하고 정부 지출을 빈부 격차 해소에 집중할 수 있는 ‘황금 기회’라면서 이를 구조 개혁 및 체질 개선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디플레이션 국면에 처한 유럽은 저유가로 물가상승에 대한 기대가 더 작아질 수 있는 만큼 이 위기에서 빠져나오려면 유럽중앙은행(ECB)이 더 많은 부양책을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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