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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놓을 수 없는 경상수지 흑자
입력2004-03-16 00:00:00
수정
2004.03.16 00:00:00
한동수 기자
경제가 불안한 상황에서도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계속 돼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 1월 23억4,000만달러에 이르러 9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고, 2월도 3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1∼2월 경상수지 흑자는 벌써 50억달러를 웃돌아 연간 목표인 6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대내외 여건을 감안할 때 이 같은 흑자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실정이다.
우선 경상수지 내역을 보면 상품수지가 흑자를 이끌고 있는 반면 서비스수지는 오히려 적자가 커지고 있어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의 상품수지 흑자는 29억8,000만달러로 작년 12월보다 3억7,000만달러 늘었지만 서비스수지는 7억7,000만달러 적자로 작년 8월의 9억8,000만달러 이후 5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의 원자재난이 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는 3월 이후부터는 수입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상품수지 흑자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 등의 적자로 인해 적자상태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경상수지 흑자폭은 자연히 크게 줄어들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우리의 수출을 견인하는 양대 국가인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이 심상찮다는 데 있다. 미국은 올들어서도 무역수지 적자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1월 무역적자가 430억6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달러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그 경우 우리의 수출경쟁력이 위협을 받게 된다. 또 미국이 각종 통상압력을 통해 우리의 수출을 `방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역시 무역수지 적자가 현안으로 대두돼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지난 2월 78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달의 3000만달러에서 한달 사이에 78억달러나 적자가 급증한다는 것은 정상적인 경제흐름의 지표가 되기 어렵지만 중국 당국이 크게 경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중국이 대만에 이어 제2대 무역적자국인 한국에 대한 통상압력의 고삐를 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자칫하면 미국의 중국에 대한 위앤화절상 압력이 일본과 우리 쪽으로 선회할 수도 있다.
우리는 미국과 중국에서 벌어온 돈을 일본에 다 내주는 무역구조를 안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올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대일(對日)무역적자는 16억1,000만달러로 전달에 비해 6억달러가량 악화됐다.
우리가 무역수지 나아가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견고히 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에 편향된 수출구조를 다변화시키는 한편 대일역조를 획기적으로 개선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 부품산업을 육성시켜야 하며 특히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과정에서 이에 대한 근본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한동수기자 best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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