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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노벨문학상 수상 호세 사라마고의 작품세계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호세 사라마고는 흔히 남미의 마술적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작가 가브리엘 마르케스와 비교되고는 한다. 스웨덴 한림원도 그를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뽑으면서 『사라마고는 상상력과 연민 그리고 아이러니로 가득찬 우화를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환상적 리얼리티의 세계를 이해하도록 이끌어준다』고 밝혔다. 근대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반감, 그리고 민중 위에 군림하는 권위주의에 대한 풍자를 주요 테마로 삼은 사라마고는 부패한 정치권력과 잘못된 우민정치 그리고 권위주의에 물든 교회권력을 신랄하게 공격한다. 지난 47년에 발표한 처녀작 「죄악의 땅」은 도덕적 위기에 빠진 농민들의 이야기를 담았는데, 비록 판매에는 실패했지만 그를 순식간에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는데는 충분했다. 사라마고는 빈곤한 집안에서 태어나 대학 졸업장 하나 얻지 못했으나 낮에는 금속 용접공으로 일하면서도 나름대로 튼튼한 교양지식을 쌓는데 게을리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처녀작의 흥분도 잠시였고 극우 독재자 살라자르 정권하에서 공산주의에 경도되기도 했던 그는 한동안 기행문과 시집 몇편을 발표하는데 그쳤다. 사라마고가 본격적인 소설창작에 들어선 것은 지난 74년 살라자르 정권이 군사쿠테타로 무너진 뒤부터였다. 「무지」라는 작품에서 사라마고는 이성이 사라진 약육강식의 사회질서를 통렬히 비판하고 교회권력의 허구적인 이데올로기를 비웃는 일련의 작품으로 포르투칼의 교회당국과 긴장관계를 유지하기도 했다. 그는 또 「돌로 만든 뗏목」에서 이베리아 반도가 유럽에서 떨어져 나가 대서양으로 흘러간다는 내용을 담아 포르투칼이 EU에 가입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어쨌든 스웨덴 한림원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유럽인을 4년 내리 뽑았다. 동서이데올로기 대립이 사라지면서 제3세계권의 무게중심도 그만큼 떨어진 탓인지 노벨문학상이 유럽대륙의 테두리 안에서만 맴돌고 있는 것. 문학적 성취에 대한 정치적 고려가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얘기도 되지만 유럽편향적인 최근의 흐름은 유럽대륙이 어느정도 폐쇄적인 길을 걷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용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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