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후 주거계획 'ABC 원칙'으로 세워라'

'미끄럼 방지시설 등을 갖춰야 하고 방의 개수는 가족+1이 적당하다. 사회적 고립을 피할 지역을 선택하라.' 은퇴 후 수십년을 더 살아야 하는 '100세 시대'를 맞아 '은퇴 후 어디에서 살 것인가'에 대한 예비 은퇴자들의 관심을 높아지고 있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22일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은퇴 후 주거계획 보고서'를 발표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주거 가이드로 'ABC 원칙'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A원칙으로 자신의 집에서 보내는 노후(Aging in place)에 대비하라고 조언했다. 고령에 자신의 집에서 생활할 경우 욕실에서 미끄러지나 집 앞 계단에서 발을 헛디디는 등 낙상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지난 2003년 65세 이상 노인 1만3,700명이 낙상으로 사망했고 우리나라도 65세 이상 재가노인의 3분의1이 매년 1회 이상 낙상 사고를 당하고 있다. 따라서 낙상 사고를 막기 위해 욕실에 미끄럼 방지시설을 갖추는 등 고령자 친화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어 우리나라 60대 가구주의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85.6%로 자산 편중 현상이 심각하므로 '자산의 균형(Balance)이 필요하다'는 B원칙을 밝혔다. 부동산 비중은 미국(32.9%)과 일본(39.5%) 등 선진국의 2~3배 수준이다. 보고서는 "높은 부동산 자산 비중과 주택 과소비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불안정한 부동산보다는 매달 현금소득이 생기도록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C원칙으로는 '사회적 고립을 피할 커뮤니티(Community)를 찾으라'고 보고서는 조언했다. 나이가 들어도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지역에 집을 마련해야 한다고 얘기다. 또 은퇴 후 주거지로 전원주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몸이 불편할 때를 고려해 대중교통과 의료 혜택에 대한 접근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은퇴연구소는 이밖에 은퇴 후 주거계획 수립시 고려할 10가지 조언으로 '주택 과소비를 피하라' '은퇴까지 남은 기간과 자녀독립 시기를 감안해 주택 소비수준을 조정하라'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