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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내는 김정태… 8월까지 하나·외환은행 통합 마무리

법원 가처분 이의신청 수용으로 노사 합의 제외 모든 준비 마쳐

내달 6일까지 외환 노조와 합의… 불발땐 직접 직원 대상 설득 시도

금융위 인가 획득 명분 축적… 업계 "합병기일, 9월1일 유력"



법원의 가처분 이의신청 수용으로 '조기 통합'의 확실한 명분을 얻은 하나금융이 이르면 8월까지 하나·외환은행 통합 작업을 마무리한다. 최근까지만 해도 '연내 통합'을 목표로 했으나 조기 통합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우호적으로 바뀌고 노사 합의를 제외한 모든 준비 작업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더 이상 통합을 늦춰봐야 직원들의 피로만 극심해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융계에서는 하나·외환 통합은행의 합병기일이 9월1일이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2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 1년 동안 대화를 해왔는데 앞으로 1년을 더 해봐야 큰 의미가 없다"며 "직원들과 조직을 위해 짧고 콤팩트하게 10일 정도 (노사 간) 대화를 한다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다음달 6일까지 외환 노조 측과 합의를 시도한 뒤 불발될 경우 김 회장이 직접 나서 외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합병 조건 등에 관한 설명회를 열 방침이다. 금융위원회가 결단을 내린다면 7월 중순 금융위 예비인가 신청 및 승인을 거쳐 이르면 8월까지 법적인 통합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다. 김 회장은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합병은행명에서 '외환' 브랜드를 철수한다는 방침과 관련해서는 "존속법인을 어디로 할지 고민해봐야 한다는 문제일 뿐 브랜드를 언급한 것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하나금융이 통합 작업에 이처럼 속도를 내는 데는 통합을 둘러싼 변수를 최소화해 더 이상 '실기'하지 않겠다는 김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하나금융은 올 상반기 통합을 추진했으나 외환 노조의 통합절차 중단 가처분 신청이 예상을 깨고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서 통합 추진동력을 상실한 채 4개월을 흘려보냈다. 지난 26일 법원의 판단이 180도 달라져 하나금융이 다시 통합의 주도권을 쥐기는 했으나 통합 작업을 연말까지 끌 경우 내년 초 총선 등을 앞두고 정치권의 외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하나금융의 고위관계자는 "지난 4월 노사 대화가 재개된 후에만 총 여덟 번의 만남을 거쳤고 법원에 최종적으로 각자의 요구안까지 제출한 상태이니만큼 더 이상 기다릴 이유가 없다"며 "노조와의 합의가 가장 중요한 일이기는 하지만 (노조가) 통합을 늦추겠다는 의도로만 접근할 경우 외환 직원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금융위에서 법적 요건이 충족되면 예비인가를 접수하고 노사 합의 과정을 심의해 인가를 내준다고 밝힌 만큼 이르면 8월까지도 관련 절차가 끝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8월까지 통합 작업이 마무리될 경우 9월 초 통합은행이 출범할 수 있다.

하나금융은 이에 따라 다음달 6일까지 시한을 두고 열흘 동안 외환 노조와 협상을 진행하되 불발될 경우 외환 직원들을 직접 설득해 금융위의 인가를 획득하기 위한 명분을 쌓을 방침이다. 현재 외환 노조 측 협상단은 4명 중 3명이 전임 노조위원장 등 외부 인사로 '직원 대표성' 문제도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다. 하나금융은 대표성이 부족한 노조가 계속 통합의 발목을 잡을 경우 결국 직원들에 대한 직접적인 설득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세금 문제도 통합을 조속히 매듭지어야 할 중대 이유다. 하나금융은 현재 외환은행을 존속법인으로 한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만약 통합이 올해 안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내년부터 시행되는 개정 지방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약 2,770억원가량의 등기비용을 추가로 물어야 한다. 올해 내 통합이 완료될 경우 등기비용은 약 925억원만 부담하면 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연내 통합이 안 되면 배임 이슈 등을 고려해서라도 등기비용이 절반가량 절약되는 하나은행이 존속법인이 될 수밖에 없다"며 "외환은행 직원의 자존심을 살려주기 위해 제의했던 외환은행 존속법인 통합도 물 건너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계에서는 저금리 장기화로 침체된 국내 금융 산업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라도 하나·외환은행의 빠른 통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한 대형 금융지주회사 임원은 "단자 회사에서 출발해 금융지주까지 성장한 하나금융은 국내 금융 업계에서 가장 도전적인 조직 중 하나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할 경우 대형 은행 간의 치열한 경쟁 체제가 불거지면서 금융 산업이 대내외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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