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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과 구원/홍인기 증권거래소 이사장(로터리)
입력1997-01-13 00:00:00
수정
1997.01.13 00:00:00
홍인기 기자
요즈음 누구라도 우리경제의 그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경제난국의 주범으로 엄청난 경상수지적자를 초래한 고비용·저효율 구조와 과소비 성향을 첫 손가락으로 꼽는다. 사실 과소비란 수년전만 하더라도 우리와 거리가 먼 남의 이야기로만 들렸다. 그만큼 우리는 지난 세월 빈곤을 탈피하고자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래서 세계에서 유례없이 짧은기간에 높은 경제성장을 이룩하여 국민소득이 1만달러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면서 오히려 소비가 미덕이 될만큼 여유로운 형편이 되었다고 생각해 왔다.그러나 문제는 우리가 너무 일찍 선진국 흉내를 내고 너무 쉽게 호사스런 풍습에 물들어 버렸다는 것이다. 혹자는 한국이 너무 빨리 「샴페인」을 터트렸다고도 하고 또한 며칠전 영국의 더 타임스지는 한국이 호랑이에서 거북이로 전락하고 있다고 조소를 보내기도 했다. 요즈음 취업난이 심각하고 조기퇴직의 불안감이 높다고 하지만 3D업종에서 사람 구하기가 어렵고 외제선호나 사치스런 허례허식은 그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확실히 우리는 지금 졸부근성을 뽐내기 위한 과시적 소비(Veblen Effect)를 일삼거나 남이 시장가니까 나도 따라가 분별없이 낭비(Bandwagon Effect)를 하는 천민주의에 빠질 처지나 시기가 아닌 것이다. 이러한 점은 우리보다 앞서 선진국의 문을 두드리다 좌절을 맛본 아르헨티나 등 남미국가들의 예에서 소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오늘날 세계는 「보더리스」화 되어 최고만이 살아남는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해 있어 자원이 부족한 우리로서는 오직 새로운 창의력과 극도의 근검절약 밖에 기댈 언덕이 없는 형편이다. 그런점에서 볼 때 미래를 위해 현재의 소비를 유보하는 저축의 슬기는 그 어느때보다 시급하나 근래의 민간저축률은 88년의 31.5%에서, 95년에는 26.0%로 자꾸만 떨어지고 있다. 경제발전에서 저축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겠으나 오늘의 경제현실에 비추어 볼 때 그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영어의 Save란 단어가 저축을 뜻하며 동시에 기독교적 구원까지 의미한다는 것이 묘한 뜻으로 전해진다. 기독교에서 근검절약이 구원으로 이어지고 이 구원은 하나님에 대한 순종의 대가라 하듯이 저축에 대한 보답은 경제의 밝은 미래라고 생각을 해 본다. 아울러 소비를 유보하는 우리의 저축(Savings)이 한국경제의 확실한 구원자(Savior)가 될 것이라는 것을 굳게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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