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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투신 돈가뭄 끝나야 오른다
입력2000-03-14 00:00:00
수정
2000.03.14 00:00:00
정구영 기자
환매자금 마련하려 매물 쏟아내 악순환투신권의 ‘밑빠진 독’신세는 언제나 풀릴 것인가
연일 계속되는 투신권의 울며겨자먹기식 매도행진이 멈추어야만 주가가 상승세로 반전할 것으로 예상되며 투신권의 움직임이 장세판단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종합주가지수(KOSPI)는 기관투자가 및 외국인의 매수세 부재속에 하락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투신권을 비롯한 기관이 쏟아낸 대형주 매물을 외국인이 소화하지 못함으로써 선물약세를 초래하고, 이는 곧바로 프로그램 매물로 연계돼 주가가 하락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증권업계는 이처럼 거래소시장이 악순환의 궤도에 접어든 것은 수급구조 불안 때문이며, 특히 투신권의 매도공세가 핵심적 원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즉 거래소시장으로 신규자금 유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주식형 수익증권 환매에 따른 투신권의 매물로 지수가 약세흐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일부에서는 고객예탁금이 지난 11일 현재 12조3,061억원에 달하는 등사상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이중 상당부분이 개인투자자의 주식 매도분과 코스닥기업의 공모주 청약자금임을 감안하면 신규자금 유입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고객예탁금과 더불어 거래소시장의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투신권의 주식형 수익증권 수탁고는 지난 11일 현재 61조1,952억원으로 지난해말보다 5조6,355억원이 늘었지만, 하이일드펀드와 후순위 담보채(CBO)를 제외할 경우 순수 주식형펀드 자금은 오히려 3조4,500억원 정도 줄어 들었다.
이와함께 뮤추얼펀드로의 신규자금 유입도 올들어 7,000억원 선에서 머물고 있다.
이처럼 투신권으로의 신규자금 유입은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는 반면 환매압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뮤추얼펀드의 경우는 3월과 4월중 각각 987억원, 9,585억원이 청산될 예정이며, 주식형 수익증권은 2조원, 6조원 등 모두 8조원이 3~4월중에 만기도래 한다.
특히 주식형 수익증권은 만기도래 이전에도 6개월만 지나면 환매수수료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7월 이후 설정된 펀드 역시 환매압력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와관련, 지난해 7월에 설정된 11조원은 아직도 물량소화가 진행중이며, 4월에는 지난해 10월 설정된 11조원의 물량이 추가로 시장에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같은 환매압력 증가는 자연스럽게 주식형펀드에의 편입비중이 높은 지수관련 대형주의 매도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투신권은 지난 1월까지만 해도 5,600억원 정도의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2월 이후 이달들어 지난 13일까지 총 3조원 이상을 순매도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순매도의 60%가 지난 2월 28이후에 집중돼 최근의 주가하락이 투신권에 의한 것임을 반증했다.
이에따라 증권업계는 투신권의 수급개선이 가시화될 때까지 기간조정이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외국인의 순매수기조 전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형주 매물에 따른 지수의 약세흐름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구영기자GYCHUNG@SED.CO.KR
입력시간 2000/03/14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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