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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W] 백악관 가는 중요한 길 치폴레



신선한 재료로 젊은층 공략
멕시칸 음식 체인 선풍적 인기
"애플 성공과 닮아" 매출 수직상승

오바마·롬니도 찾았던 곳
힐러리, 대선출마 후 첫 행선지
"건강·성장·젊음·서민 이미지 활용"
밀레니얼·히스패닉 의식 정치적 행보


지난 4월13일 미국 오하이오주 톨레도 외곽의 한 패스트푸드 매장 CCTV에 낯익은 정치인의 모습이 잡혔다.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클린턴 전 장관이 찾은 이 매장의 이름은 멕시칸 음식 체인인 '치폴레(Chipotle)'. 접시에 담아 먹는 치킨 부리토를 주문하고 직접 음식을 나르는 모습은 다음날 미 언론의 화제가 됐다. 이후 치폴레는 '백악관으로 가는 중요한 장소'라는 별칭이 붙었다.

치폴레는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음식 체인이다. 웰빙 열풍을 타고 1·4분기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치폴레는 정크푸드 오명에 끝없이 추락하는 맥도날드와 대비되며 미 소비자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스티브 엘스 최고경영자(CEO)가 1993년 처음 문을 연 뒤 1998년 13개 지점, 2006년 500개에서 현재 미국과 캐나다·유럽 지역에 1,800개 지점으로 규모를 확대했다.

치폴레의 선풍적 인기는 고품질·저칼로리 음식을 찾는 젊은층에 신선한 재료를 내세운 전략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치폴레에서는 냉동재료가 아닌 토마토·과카몰리·아보카도 등 다양한 채소를 직접 선택해 메뉴를 주문할 수 있다.

치폴레는 무엇보다 건강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4월 치폴레는 미국 내 전 매장에서 유전자변형식품(GMO) 재료를 완전히 없앴다고 발표했다. 2013년 유전자변형 식재료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지 2년여 만에 이 같은 약속을 실현한 것이다.



2011년 포춘이 뽑은 '100개의 가장 빨리 성장하는 기업'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 치폴레는 최근 CNN머니가 꼽은 장기적으로 보유할 만한 미 주식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CNN머니는 치폴레의 놀라운 실적에 주목했다. 치폴레의 올 1·4분기 총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전년동기 대비 20.4% 증가한 10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47.6% 늘어난 1억2,260만달러였다. 올 2·4분기 매출도 전년동기 대비 14.1% 증가한 12억달러를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실적에 힘입어 2006년 상장 이후 치폴레 주가 역시 거침없는 상승세를 타면서 4일(현지시간)에는 748.09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치폴레는 정치권에서도 주목하는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의 매장 방문 효과다. 미국 언론들은 클린턴의 치폴레 매장 방문을 단순한 식사가 아닌 정치적 행보로 분석했다. 허핑턴포스트는 "2012년 대선주자였던 밋 롬니 그리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치폴레를 찾았었다"며 "치폴레가 백악관으로 가는 데 중요한 장소가 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허핑턴포스트는 힐러리가 젊은 유권자층을 고려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치폴레는 밀레니얼(1980~2000년생)에 압도적인 인기를 얻고 있으며 싱어송라이터 제이슨 므라즈 등 유명인들의 단골로도 알려져 있다. 밀레니얼 유권자들의 지지가 상대적으로 약한 힐러리가 치폴레를 찾아 이들에게 어필하려 했다는 것이다.

치폴레가 기존 패스트푸드점과 달리 건강하고 성장하는 이미지를 갖고 있어 이를 활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힐러리는 대중적이지만 건강한 음식을 선택해 정치적으로 매우 영리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폭스뉴스는 히스패닉 유권자를 의식해 멕시코 음식을 택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내년 미 대선에서는 멕시코 여성을 부인으로 둔 젭 부시, 쿠바 출신인 마르코 루비오 등 히스패닉의 표심을 빼앗을 만한 공화당 후보들이 포진한 상황이다.

지난해 타임지는 치폴레를 애플과 비교하기도 했다. 상승하는 주가와 함께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성공이 애플을 빼닮았다는 이유에서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대표되는 간단한 제품 라인을 갖춘 애플과 마찬가지로 치폴레 역시 메뉴가 적은데다 제한된 시간 동안 싼 가격에 판매하는 프로모션 아이템도 없다는 것이다.

또한 두 기업은 광고비에 많은 비용을 쓰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타임지는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다른 기업들이 먼저 시도를 하는 것과 달리 애플이나 치폴레는 이루지 못할 것은 시도도 하지 않는 것이 공통점"이이라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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