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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타일 매장이 온다] <1> 문화가 있는 가족형 매장

체류·체험형 공간 대폭 확대… 신개념 복합몰 시대 '활짝'<br>인구·소득 감소 등으로 기존 업태론 매출 한계<br>"쇼핑과 재미를 동시에" 美등 이미 시장성 입증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함께 하는 것은 물론 장시간 머물며 시간을 소비할 수 있고 즐거움의 가치를 제공하는 라이프스타일 매장이 주목받고 있다. 일본 후쿠오카 지역 하천 물을 끌어들여 독특한 수변공간을 제공하는 커낼시티.

지난 1979년 12월17일 '12ㆍ12쿠데타'의 무거운 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서울 한복판 소공동에서 롯데쇼핑센터(현 롯데백화점 본점)가 문을 열었다. 개점 당일 입장객 수는 30만명. 당시 정정(政情) 불안에도 아랑곳없이 몰려드는 인파에 매장 정문 셔터를 세 번이나 내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기존 점포들보다 2~3배 큰 규모에다 방문객을 위한 편의시설 등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유통시설은 호평을 받으면서 개장 이후 100일 만에 1,000만명이 다녀갔다. 당시는 서울인구 800만명 시대에 접어든 시기였다. 최근에도 이 같은 '개점효과'는 새로 문을 여는 백화점, 대형 마트 등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시장포화로 고객을 끌어 모으는 '집객효과'를 지속적으로 거둘 수 있느냐에 대해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흔든다. 인구 및 소득 감소, 소비분권화에 따른 다양화된 소비 패턴 등으로 종전 형태의 쇼핑몰ㆍ백화점들의 신장세가 두드러지게 주춤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형태를 가진 매장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도 이와 같은 점 때문이다. 2006년부터 이미 일본 노무라연구소는 일본에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소비분권화 영향으로 1990년대부터 번성했던 복합쇼핑몰이 지고 오는 2010년대에는 소비자들에게 쇼핑보다 즐거움의 가치를 부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쇼핑시설이 출현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나타난'라이프스타일(lifestyle)형' 매장은 선진 유통업체들이 속속 도입하고 있으며 국내 유통업계도 앞다퉈 적용하는 소비자 중심의 신개념 매장이다. 쇼핑과 놀이ㆍ여가를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개방형 쇼핑공간이다. 실제로 라이프스타일 매장은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 이미 시장성이 입증되고 있다. 2002년 문을 연 미국의 '로체스터 힐스 빌리지'는 쇼핑과 놀이ㆍ유흥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개방형 매장으로 백화점과 식료품전문점은 물론 31개의 의류매장, 10곳의 전문 레스토랑, 8개의 스포츠 전문숍 등을 배치해 마치 중소도시의 거리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일본 후쿠오카 시내 쇼핑센터인 '커낼시티'는 도시 하천 물을 쇼핑시설 한가운데로 끌어들여 만든 독특한 수변공간을 테마로 후쿠오카시에서 멀리 떨어진 오이타 등 규슈 지역 쇼핑객들도 불러 모으고 있다. 일본 요코하마 도심에서 10㎞ 떨어진 '라라포트' 역시 '자라' '갭' 등 SPA (디자인부터 생산판매까지 통합한 의류 소매기업) 브랜드 매장부터 생활용품 및 인테리어 전문관, 문화ㆍ오락ㆍ체험형 공간들로 만들어져 소비자들이 쇼핑과 재미를 동시에 누릴 수 있게 한다. 선진 유통시장의 라이프스타일 매장은 다양하고 연속적인 점포 구성, 분위기 있는 보행통로, 시간을 소비하는 체류 기능이 높은 광장, 가족 구성원을 융합할 수 있는 이벤트와 놀이, 그리고 테마공간 등 이른바 '오위일체(五位一體)'의 쇼핑시설인 셈이다. 국내의 움직임도 빠르다. 롯데쇼핑은 국내 최초의 '라이프스타일 센터'라는 매장 모델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2011년 상반기 대구 동구 봉무동에 들어서는 복합신도시 '이시아폴리스' 내 아웃렛 형태 매장이 첫 사례다. 이곳은 특히 고품질 상품구성은 물론 여가생활 공간까지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이덕형 롯데백화점 신규사업 부문 사업개발팀장은 "기존 쇼핑몰들이 백화점 또는 대형 마트로 대표되는 쇼핑공간에만 너무 초점을 맞췄다면 라이프스타일 매장은 고객편의·휴식 공간, 레스토랑과 스포츠센터, 영화관, 서점 등 다양한 생활밀착형 공간의 비중을 늘린 것이 특징"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국민소득 3만~4만달러 시대를 겨냥한 선진국형 유통업태"라고 설명했다. 3월 문을 연 신세계 부산센텀시티의 경우 전체 영업면적 12만6,447㎡(38,250평) 가운데 쇼핑하면서 즐길 수 있는 골프레인지, 영화관, 아이스링크, 온천 스파 등 부대시설 면적(4만3,405㎡)만도 34%에 달한다. 실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매장공간을 줄인 반면 쇼핑객들이 즐겁게 즐기면서 머물 수 있는 체류형 공간은 최대한 확보한 것이다. 홍콩 쇼핑의 1번지 하버시티의 레이라이이(李麗儀) 부총경리는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짜릿한 재미와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게 필요하다"며 "고객유인 효과가 크다면 그만큼 매출과 시장규모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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