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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공포' 휩싸인 미국

첫 감염환자 9일만에 숨지고 두번째 의심환자까지 나타나

정부 '국가적 안보 위협' 규정<br>뉴욕 등 5개 공항서 검사 시행


미국에서 에볼라 공포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미국 내 첫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환자가 사망했고 두 번째 에볼라 의심환자까지 나타났다. 미국 정부는 에볼라를 '국가적 안보위협'으로 규정하며 뉴욕 등 5개 공항에 에볼라 감염검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은 미국 내 첫 에볼라 감염환자인 라이베리아 출신 남성 토머스 에릭 던컨이 격리치료 중 사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던컨은 지난달 30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로부터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은 지 9일 만에 숨졌다.

미국 의료당국은 에볼라 치료제인 '지맵'이 동나면서 '브린시도포비르'라는 경구용 실험약물을 던컨에게 투입했지만 결국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던컨은 임상시험 중인 이 약물이 주입된 첫 환자다. CDC와 텍사스주 보건국 등은 추가 감염 대상자를 48명으로 압축해 이들의 체온을 하루에 두 번씩 재고 에볼라 잠복기간인 접촉 후 최대 21일이 지날 때까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두 번째 에볼라 의심환자가 나타나면서 미국 내의 에볼라 공포가 커지고 있다. WFAA 등 텍사스주 지역 언론은 8일 생전에 던컨과 접촉했다는 댈러스주 경찰국 소속 부보안관 마이크 모니그가 지난주부터 고열 증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그는 댈러스주 공무원에게 던컨의 아파트를 안내한 뒤 복통과 피로 증세가 심해지자 에볼라 감염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필런드 프리스코시 소방서장은 기자회견에서 "모니그는 던컨의 아파트에 들어갔고 던컨의 지인들과도 접촉했다고 말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국무부 및 주정부 관계자들과의 전화회의에서 에볼라를 '국가적 안보위협'으로 규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에볼라 사태는 중요한 국가적 안보 사안"이라며 "우리는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확산되지 않고 미국 본토에 들어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존 케리 미 국무장관도 각국 정부에 에볼라 퇴치 노력을 강화해줄 것을 공개 촉구했다.

또 미 정부는 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기니 등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미국에 입국하는 승객 중 94%가 이용하는 5개 공항에서 입국승객 전체를 대상으로 체온검사를 하기로 했다. 연방정부는 특히 입국승객의 43%가 이용하는 뉴욕 JFK공항부터 이번주에 검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당국은 승객들이 비행기에서 내리면 서면이나 면접을 통해 먼저 에볼라 감염 여부를 물은 뒤 권총 모양의 측정기를 승객 가까이에 대고 체온을 측정하게 된다.

한편 이날 세계은행(WB)은 연례회의를 앞두고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에볼라가 조기에 진정되지 않고 이웃국가로 번진다면 경제적 피해가 연내 74억달러(약 7조9,476억원), 내년 말까지 326억달러(약 35조124억원)로 늘어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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