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자산관리 격언 중에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이 있다. 가입하는 투자상품을 동일한 위험군에 속하지 않도록 위험을 분산하라는 의미다. 그러나 2007년 중국 및 브릭스(BRICs) 펀드가 유행하던 시절의 한 투자자가 가입한 펀드를 분석해 보면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다.
A은행(중국Hㆍ브릭스), B은행(친디아ㆍ브릭스), C증권(중국본토ㆍ동유럽 펀드)으로 금융기관은 분산했지만 같은 위험군에 집중 투자해 성과가 좋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여러 금융기관에 분산한 결과 종합적인 분석이 되지 않아 본인의 투자가 중국ㆍ브릭스 등의 지역에 집중 투자됐다는 문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주거래 금융기관을 은행, 증권 각 1개 정도로 압축할 필요가 있다. 다만 투자상품을 가입하는 금융기관에 목적별 계좌로 구분해 분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은퇴계좌, 생활비계좌, 자녀 교육 및 결혼 계좌 등이다. 각각의 계좌 특성에 맞는 투자상품을 가입하면 위험 분산 효과도 뛰어나다. 은퇴계좌는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 헤지펀드, 채권 등을 가입하고 자녀교육 및 결혼계좌는 종목형 ELS나 국내성장주, 해외주식펀드를 가입하는 것이다. 생활비계좌는 월급통장, 각종 카드 및 통신비 이체 등을 관리한다. 은퇴 및 교육ㆍ결혼 계좌는 목돈으로 운영해 연도별 성과를 체크할 수 있도록 한다. 생활비 계좌에 돈이 쌓이면 은퇴 및 교육ㆍ결혼 계좌로 이동시켜 각각의 목적에 맞게 불려 가는 것이다.
올해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이 연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변경된 첫해다. 1ㆍ4분기를 마친 현시점에서 본인의 금융자산에서 발생된 금융소득 내역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투자자는 몇 명이나 될 수 있을까.
올해의 금융소득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면 비과세(브라질국채 등), 분리과세(유전펀드), 과세이연(IRP) 방식을 통해 금융소득 종합과세가 되지 않도록 관리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본인이 가입한 투자상품의 현황이 한눈에 파악되고 금융소득을 한 번에 확인하기 위해서 거래 금융기관의 간소화는 필수적이다.
계란(금융자산)은 한 바구니(거래금융기관)에 담되 목적별 보관망(계좌)으로 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내 금융자산을 담당하는 자산관리사(PB)도 만나봐야 한다. 금융자산은 평생을 같이 할 반려자라는 점에서 어떤 PB를 만나는가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어떤 자격과 경험을 갖고 있고 나에게 맞는 투자상담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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