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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대통령이 터키를 찾은 또다른 이유

최수문 기자 <경제부>

한국전쟁에 참전해 같이 싸운 ‘혈맹’이라는 요란한 선전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의 첫 터키 방문이 지난주 있었다. 한국전에서 무려 3,130명의 사상자를 낸 우방국을 우리 대통령이 이제야 찾았다는 것이 놀랍다. 방문시기가 왜 하필 지금일까. 이제서야 우리에게 터키가 필요해졌기 때문일까. 현대자동차 등 한국기업이 터키에 여럿 진출했지만 인구 7,000만명에 1인당 소득 4,100달러인 터키 자체로는 시장성이 특별히 큰 것은 아니다. 정부가 전략적으로 확보를 시도하는 석유 같은 에너지자원도 없다. 유럽연합(EU)시장까지는 거리도 적잖이 멀다. 하지만 터키는 에너지자원의 보고인 중앙아시아로 가는 지름길이다. 터키는 스스로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맏형 노릇을 한다. 터키계 언어를 쓰는 카자흐족의 나라인 카자흐스탄을 포함, 5개국이 직ㆍ간접적으로 터키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 대해 터키는 최근 급속히 정치ㆍ경제적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에게 중앙아시아는 놓칠 수 없는 에너지자원의 공급원이다. 지난해 노 대통령이 카자흐스탄까지 방문하면서 얻어낸 카스피해 유전 등 중앙아시아 에너지자원을 한국까지 끌어오는 데 터키의 협력은 커다란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이라크에 파견된 자이툰부대의 안전 확보와 중동에 대한 영향력을 위해서도 터키의 도움이 절실한 셈이다. 한국전 참전국 중 우리 대통령이 아직 방문하지 않은 나라는 또 있다. 콜롬비아(사상자 657명)ㆍ에티오피아(〃 656명)ㆍ남아프리카공화국(〃 36명) 등의 참전 역사는 우리나라에서 잊혀진 과거지사다. 이들은 우리에게 어떤 경제적 이익이 있을까. 혹 없다면 다른 명분을 만들어서라도 빚을 갚는 게 장기적인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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