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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제품은 이미 품절되서 물량이 없습니다."
16일 오후 명동 서울중앙우체국. 알뜰폰 판매 창구를 찾은 한 고객이 휴대폰 진열대에 전시된 폴더형 피처폰(일반휴대폰)을 가리키자 돌아온 대답이다. 우체국 한 켠에 마련된 알뜰폰 판매 접수처에는 주로 50~60대 중장년층의 발길이 몰렸다. 이들은 알뜰폰 안내 문구를 유심히 살펴보며 담당 직원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알뜰폰은 이동통신망을 가지지 못한 사업자가 기존 통신사의 망을 빌려 서비스하는 휴대폰이다. 통신 네트워크를 위한 투자 비용이 필요 없어 기존 통신사보다 약 20~40%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싹이 튼 알뜰폰 시장은 올 하반기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대형 마트와 편의점은 물론 지난 9월부터 우체국에서도 판매를 시작하자 가입자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지난해 초 68만명에 불과했던 가입자 수는 현재 230만명을 웃돈다. 특히 지난 10월, 11월 두 달간 가입자 순증세는 이통3사를 넘어섰다.
뉴스에서 알뜰폰 판매 소식을 듣고 찾았다는 김모(67)씨는 "휴대폰이 고장 나서 알아봤더니 일반 매장에서는 대부분 스마트폰을 추천해 우체국으로 왔다"며 "피처폰의 종류도 많고 기본료도 저렴해 나같이 음성통화 말고 별다른 서비스를 쓰지 않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우체국 알뜰폰 담당 직원은 "스마트폰보다 피처폰을 선호하는 50~60대 중장년층이 주로 찾는데 물량이 적어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도 있다"며 아쉬워했다. 우정사업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우체국 알뜰폰 가입자가 구매한 단말기는 피처폰이 61%를 차지하는 등 압도적이지만 제조사들이 생산을 중단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업무 도중 틈을 내 잠깐 들렸다는 이모(55)씨는 "형이 이번에 알뜰폰으로 바꿨다고 추천해서 왔다"며 "무엇보다 기본료가 저렴한 게 마음에 든다"며 팸플릿을 챙겨 돌아갔다. 실제 알뜰폰 가입자의 72%는 2만원 이하의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다.
대형 마트의 알뜰폰 판매장 분위기는 우체국과 사뭇 달랐다. 대부분 가족과 장을 보러 온 주부들이 신기한 듯 알뜰폰 매장 앞을 서성였다. 주부 신모(46)씨는 "남편과 아이들의 스마트폰 통신비를 합치면 월 10만원은 훌쩍 넘는다"며 "알뜰폰으로 바꾸면 생활비 부담을 덜 수 있을 것 같아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이마트 영등포점 알뜰폰 담당 직원은 "기존 휴대폰 판매점처럼 최신폰도 최근 많이 들어와 근처 학생들은 물론 30~40대 직장인들도 많이 찾는다"며 "하루에 적게는 3대 많게는 8대까지 팔린다"고 전했다. 이 직원은 또 "저렴한 기본료는 물론이고 보조금 규제를 받지 않아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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