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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품써야 車 10년탄다] 2. 비싸도 순정품 쓰자

AS보증…또 하나의 '생명보험 가입'<br>시중제품 20~30% 가짜 추정…내구성 순정품의 절반도 안돼<br>점조직 유통 적발 쉽지 않아 "싼게 비지떡" 인식 제고 필요

[순정품써야 車 10년탄다] 2. 비싸도 순정품 쓰자 AS보증…또 하나의 '생명보험 가입'시중제품 20~30% 가짜 추정…내구성 순정품의 절반도 안돼점조직 유통 적발 쉽지 않아 "싼게 비지떡" 인식 제고 필요 • 가짜 車부품의 사회학 범람하는 가짜…생명을 노린다 지난 6일 경기도 김포시의 한 허름한 공장의 가건물. 10명 안팎의 인부들이 조잡한 절삭공구로 자동차 범퍼를 만들고 있다. 언뜻 보아도 생산환경이 열악하다. 건물 구석에는 이 곳에서 만든 자동차범퍼들이 수북히 쌓여있다. 놀랍게도 이들 범퍼에 국내 대표적인 자동차회사 로고가 선명하게 찍혀있다. 중고차에서 빼낸 재생부품들이 신품처럼 위장되고 있는 현장이다. 동행했던 한 자동차회사 직원은 “시중에서 순정품 값의 20~50%선에 거래되는 재생부품들은 이처럼 조악한 환경에서 만들어져 ‘점조직’ 형태로 유통된다”며 “이들 비순정품들이 대형사고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차 순정품은 ‘비용’이 아니라 ‘보험’차원으로 이해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당장은 부담이 되는 ‘보험’이 막상 사고 난 후 ‘진가’가 나타나는 것과 같다는 설명이다. 유병문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만개의 부품이 들어간 자동차는 다만 정밀한 기계일 뿐”이라며 “기계는 아무리 정교해도 태생적으로 고장이 나게 돼 있으며, 비(非)순정품은 더 말할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순정품과 비순정품은 ‘확률게임’에 비유된다. 운전자가 운전대와 브레이크, 엑셀 단 3개만 조작한 채 시속 100km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은 차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신뢰관계가 깨지면 ‘주행’은 ‘파행’으로 연결된다. 가짜부품들이 한계점을 넘을 경우 파행은 예상을 뛰어넘는다. 삼성화재보험 사고처리반 직원은 “때론 사고원인조차 밝히지 못한 채 운전자의 조작실수로 결론이 나는 사고가 많다”고 말했다. ◇점 조직으로 팔려 나가는 비순정품= 순정품과 비순정품의 성능차이는 공인기관의 실험을 통해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최근 한 전문연구소에서 실시한 실험에 의하면 순정범퍼는 3.3톤의 압축강도까지 견뎌낸데 반해 비순정품은 1.5톤에서도 쉽게 깨졌다. 인장강도(잡아당기는 힘)도 순정품이 160%까지 늘어난 데 비해 비정품은 45%에 그쳤다. 국립기술품질원 관계자는 “비순정품은 순정품에 비해 내구성이 절반에 못미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가짜 부품 사용률은 상당히 높다. 전문가들은 현재 유통되고 있는 제품의 20~30%는 유사품이거나 중고재생품 등 비순정품으로 추정하고 있다. 교통사고 사망률이 세계 수위(首位)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이런 불량曠?사용이 하나의 원인으로 꼽힌다. 비순정품은 자동차회사의 품질 검사과정을 거치지 않고 부품제조업체나 폐차장과 연결된 재생업체에서 곧바로 도매상으로 넘어간 후 소매상을 거쳐 동네카센터에 전해진다. 한통화의 전화와 오토바이만 있으면 가능하다. 비순정품중 일부는 자동차회사 생산과정에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납품하는 협력업체에서 만들어지기도 한다. 일부 카센터들이 제조업체가 같아 품질은 똑같다며 비순정품을 소비자에게 드러내놓고 권하는 논리는 여기서 나온다. 또 실제로 일부 정비사들은 자기 차를 고칠 때 순정품 대신 가격이 싼 이런 제품들만 골라 쓰는 경우도 있다. 강철구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이사는 “하지만 일반 운전자들이 이런 전문적인 시도를 하기에는 그 위험도와 시간, 투입노력이 너무 크다는 점에서 ‘브랜드’만 믿고 살 수 있는 순정품을 택하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비싸도 순정품 써야 한다= ‘순정품은 브랜드’다. 자동차회사가 제품력을 보장하고 보증했다는 표시고, 사후책임까지 지겠다는 의무를 담고 있는 표식이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의 오른팔로 불려온 이성규 국민은행 부행장은 “브랜드는 동일한 서비스와 품질을 제공한다는 보장이다. 브랜드는 소비자가 브랜드를 확인하는 것 외에 따로 품질을 따져보고 고민해야 될 모니터링 비용을 줄여준다. 소비자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를 올려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브랜드론(論)’을 기회가 있을 때 마다 강조한다. 평수와 위치가 좌우했던 아파트 가격이 시공사의 브랜드에 따라 같은 지역, 같은 평수라도 가격이 달라지는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이 브랜드론은 그대로 자동차 순정품에도 적용된다. “아무래도 잘 알려진 브랜드는 실수확률을 줄여준다”(이 부행장)는 것이다. 순정품은 비순정품에 비해 약간 더 비싸다. 비순정품에 비해 유통비가 높기 때문이다. 예컨대 현대와 기아차 생산 및 정비부품 공급 책임회사인 현대모비스의 경우 현재 전국에 깔아논 정비부품 숫자는 53만가지. 모델당 2만개의 부품이 들어가는데다 현재까지 현대와 기아가 만든 차종숫자 58종을 고려한 것이다. 현행 자동차 관리법은 자동차회사가 해당차량을 단종한 경우 단종시점부터 8년간은 의무적으로 부품을 공급토록 규정하고 있다. 이 많은 부품들은 전국 어느 카센터가 요구해도 수 시간내에 공급이 이뤄진다. 품질경영을 강조해 온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자동차회사의 수리용 부품은 ‘이익사업’이 아니고, 차 판매를 위한 ‘지원사업’”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순정품으로 돈 벌 생각 없으니 다소 비싸더라도 순정품을 써야 안전하게 탈 수 있다는 완곡한 표현이다. 민병권 newsroom 기자 newsroom@sed.co.kr 입력시간 : 2004-10-1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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