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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필] 정치라는 이름의 코미디

09/21(월) 17:58 李建榮(전 건설부차관) 미국 정가는 지금 한가롭게 섹스스캔들로 법석이다. 정치불감증에 걸려 있던 미국 국민들에게 클린턴의 기묘한 섹스행위는 진기한 볼거리다. 이번에는 공화당 하이드의원의 불륜사건이 무대 위에 올랐다. 이쯤되면 정치는 재미있는 코미디다. 한가롭게「뜨거운」정쟁을 즐기는 미국인들이 부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우리의 정치는 지금「차갑다」. 경제는 계속 헛돌고 거리에는 실업자가 넘치는데, 여야간의 정쟁에는 칼바람이 돈다. 경제살리기에 온 나라의 에너지를 모아야 할 판에, 우리 정치인들은 국회문을 닫아걸고「검찰」과「거리」로 옮겨 서로 「뭐 묻은 개」탓을 하고 있다. 하기야 임진왜란 때도 그리고 6.25때도 우리는 피난살이하면서도 정쟁을 즐겨왔었다. 매스컴에서는 요즘의 정치상황을 2년전과 똑같다거나 10년전의 형태를 빼다 박았다고 그때의 여야관계를 대비시켜 주고 있다. 정치는 역시 돌고 도는 것인가. 사정이니, 청문회니, 특별검사니, 개혁이니, 여기에 살생부니 등등 모두 듣던 소리들이다. 50년만의 정권교체라는데 우리 시계는 거꾸로 가고 있는가? 요즘들어 불황에 시달리는 국민들 사이에 정치불감증을 넘어 정치혐오증이 팽배하고 있다. 지난 보궐선거의 낮은 투표율을 보면 국회의원의 대표성마저 의심스럽다. 누가 선거를 민주주의의 축제라고 했던가? 그래서 누군가가 국회의원을 외국에서 수입하자는 그럴듯한 제안을 하였다. 국회를 아예 퇴출시키자는 말도 나온다. 정치혐오증이 심해지면 선거반란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1959년 브라질에서 유권자들의 반란이 일어났다. 상 파울로 시의회의원 선거에서 코뿔소가 무려 5만표라는 압도적인 득표로 당선되었다. 식량부족과 고물가에 시달려온 시민들이 부패한 정치에 대한 항의 표시로 일어난 이변이었다. 과연 코뿔소가 시의회의원 자격이 있었는지 또는 의원생활을 잘 했는지는 알 수 없다. 또 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수놀시는 인구 천명 정도의 작은 마을인데, 이 시의 시장으로 보스코란 이름의 개가 당선되었다. 출마자들에 불만을 품은 한 시민이 대중당이란 당을 만들고 당수에 자기 개를 뽑아서 출마시킨 것이다. 보스코란 개는 시장직을 무려 11년간이나 수행했다고 한다. 이쯤되면 정치혐오시대의 코미디다. 섭공(葉公)이 물었더니 공자 왈,「가까운 자가 기뻐하고 먼데 있는 자가 찾아오게 하는 것이 정치」라고 하였다. 언제 우리에게 이런 정치가 나타날까? 우리나라에도 다음 선거에 개나 코뿔소가 등장하면 큰 일이다. <<'마/스/크/오/브/조/로' 24일 무/료/시/사/회 텔콤 ☎700-9001(77번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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